[안전한 달리기 7] 초보자의 마라톤 달리기, 바른자세는?

'면역력 해결사' 달리기 (27) 미국 국가대표선수 출신 제프 갤러웨이의 조언

2020-07-14     최윤호 기자

달리기의 자세는 제각각이다. 사람마다 다르고, 훈련 방식마다 다르고, 선수의 주요 종목에 따라 모두 다르다. 자신이 생각하는 효율적인 방법도 다르고, 코치에 따라 자신에게 익숙해진 달리는 자세가 따로 있다. 그래서 일괄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달리기의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큰 원칙은 말할 수 있다. 

달리기의 자세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거시적 두 요소'는 중력과 인체다. 직립보행하는 인간에게 중력은 최대의 적. 그것을 이겨내면서 굳이 직립보행과 달리기를 선택한 인류는 그에 맞서 달리는 방법을 개발해 왔다. 사이사이에 있는 쿠션을 활용해 척추구조를 수직으로 세움으로써 중력을 흡수하는 것이다. 이 기본틀을 벗어나면, 평소 느끼지 못하는 중력이 엄청난 힘을 발휘하면서 놀라운 인체구조를 간단히 취약한 구조로 바꿔버린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서 안전한 달리기 자세의 '미시적 원칙'을 말하자면, 첫째는 자신의 스타일, 신체구조에 맞게 뛰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러너에게 맞아야 하며, 셋째는 조금이라도 더 부드럽고 즐겁게 뛸 수 있는 자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사람들이 오래 달리기에 나설 수 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 출신의 제프 갤러웨이가 권하는 바른 자세들을 소개한다. 그의 책 '5km에서 42.195km까지, 마라톤'(Galloway's Book On Running/ 양현묵 번역, 전원문화사 출간)에 소개된 원칙에 기자의 경험과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를 더해 정리했다. 

오래 잘 뛰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자칫 흐트러진 자세는 척추와 허리, 관절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꼿꼿한 자세를 위지하고 팔을 비롯한 몸 전체의 힘을 빼고 부드럽게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꼿꼿한 자세= 땅과 중력에 대해 수직인 자세를 잡아야 한다. 쇼핑센터 유리창 같은 것을 보면서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 보자. 신체 각부위가 일렬로 맞춰져 있다면, 몸이 하나가 되어 앞으로 달려 나가는 자세가 된다. 중력의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오래 뛰어도 부담이 적다. 그러나 발 앞끝 착지로 빨리 뛸 때는 그 자세 그대로 앞으로 조금 기울여진 자세를 권한다. 그렇게 하면 중력을 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편안한 몸=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그래서 몸에서 힘을 빼고 편안히 한 뒤 균형을 맞추면 저절로 몸이 꼿꼿해진다. 굳이 힘쓰지말고 턱과 얼굴살까지 출렁거리도록 내버려 두자. 편안히 뛰어가는대로 두는 것이다. 어깨부터 발목, 발바닥까지 온몸의 힘을 빼고 리듬을 찾으면 저절로 자세가 좋아진다.

발을 11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오래 뛰기 때문에 작은 뒤틀림도 부담이 클 수 있다. 발을 똑바로 딛고, 앞으로만 나가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똑바로 앞으로 이동= 달리기는 앞으로 가는 것이고, 몸의 다른 기관들도 앞으로 가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엉덩이, 어깨, 팔, 다리 등 모두 앞으로 가야한다. 좌우로 흔들리거나 뒤로 기울어져서는 안된다. 주변에서 달리는 사람을 보고, 흔들리는 상체를 보면서 비웃지 말자.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 그럴 수도 있으니까.

▶팔, 몸과 가깝게= 팔은 다리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움직임의 원칙이다. 팔이 완전히 흔들리면 신경신호가 다리에 움직이라고 말한다. 팔은 몸에 가까이 붙여서 낮은 자세로 편안히 움직여야 힘들지 않게 오래 뛸 수 있고, 다리로 전달되는 신호도 빨라진다. 팔이 몸에서 멀어질수록 팔과 어깨가 쉽게 피로해진다. 

▶엉덩이= 머리, 어깨와 일직선이 되어 한 몸으로 앞으로 움직여야 한다. 골반이 뒤틀려 있는 상태에서 오래 뛰는 것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위험한 동작. 물론 뒤틀린 상태에서 오래 뛸 수도 없지만... 엉덩이가 뒤로 내밀어져 있거나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힘을 빼고 편안한 리듬을 찾으며 자세를 바로 하는 것이 우선이다. 

▶다리= 단거리달리기는 무릎을 높이 들지만, 그렇게 해서는 오래 뛸 수 없다. 장거리달리기는 에너지를 오래, 나눠써야 하므로 무릎은 낮게 들고, 발을 뒤로 차는 것 또한 높이 차지 않아야 한다. 장거리 스피드는 발목을 빨리 움직이는 동작에서 나온다. 발목과 발가락쪽 탄력을 이용해 뛰며 최대한 낮게 조금만 움직여야 효율적이다.

▶보폭= 흔히들 넓은 보폭이 빠른 달리기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무리한 보폭은 힘이 더들고, 관절에도 무리가 간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빨리 뛰고 싶으면 보폭을 줄이고,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 발이 땅에 떨어지는 속도를 증가시키고 강하게 차고 나가면 빨라진다. 자동차의 RPM 같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