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서앤서 A to Z] 암 치료 어떻게 하나 - 보완통합적 암치료

암 치료 기회를 넓히고, 삶의 질 관리를 위한 대안 될 수도

2020-06-26     박수경 기자

임상 연구와 신약 개발, AI와 첨단과학의 도입 등을 통해 암은 이제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정복된 것은 아니다. 암 환자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으며, 암은 꾸준히 국내 사망원인 1위의 질병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암 치료의 기본인 표준치료(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와 한계에 대해서는 6월17일자 캔서앤서 기사 <암 치료 어떻게 하나 - 표준치료>에서 다뤘다.  표준치료가 가장 기본적인 의학적 치료인 것은 분명하지만, 암 완치 가능성이 낮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는 환자들은 표준치료 만으로는 삶의 질 관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 때문에 한의학 말고도 자연의학, 보완의학, 대체의학이라는 이름 아래 이뤄지는 병원 밖 치료, 관리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치료방법 또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한 치료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표준치료의 한계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 보완통합적 암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보완통합적 암치료의 특징 

보완통합적 암 치료는 암에 대한 접근 방식이 표준치료와 다르다. 표준치료의 목표는 암 세포를 제거하고(수술), 암 세포가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약물(항암제)이나 방사선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완통합적 치료는 정신과 신체의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면역력을 강화해 우리 몸이 암 세포를 물리칠 수 있도록 돕는 보완치료(생활습관 개선, 식이요법, 운동, 명상 등)를 정통 치료(표준치료 등)와 병행함으로써 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보완통합적 암치료는 몸의 면역세포와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춘다.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보완통합의학국(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은 보완통합적 암치료를 '침술, 요가, 마사지, 영양보충제 등과 같이 비의료적 치료방법을 표준치료와 병행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하였다.

인 미국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로렌조 G. 코헨 교수가 이끌고 있는 완화재활통합의학국(Department of Palliative, Rehabilitation, Integrative Medicine)를 산하에 별도로 두고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엠디앤서슨 암센터에 따르면 "보완의학은 치료 효과를 신뢰할 근거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비전통적인(non-conventional) 치료법이지만, (표준치료와 같은) 전통적인 치료법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임상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정통의학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최고 암센터에서 보완의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는 환자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이다.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암치료를 위해 가능한 한 수단을 다 시도해보자는 것이다.

보완통합적 암치료의 종류

미국보완통합의학국은 보완통합적 암치료를 크게 심신치료와 식이요법으로 분류한다. 심신치료의 대표적인 예는 요가, 명상, 마사지 등이 있는데 요가는 자세와 호흡조절을 통해 체력 보강과 스트레스 감소를 돕고 명상은 호흡이나 소리에 집중하여 신체를 이완하고 심리적 균형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암 치료에 많이 병행되고 있는 심신치료는 심리치료, 예술치료, 웃음치료, 가족치료 등이 있다.  

보완통합의학은 요가, 예술치료, 가족치료, 웃음치료, NK 주사요법 등을 통해 최대한 환자의 삶의 질을 희생시키지 않은 치료방법을 추구한다. /Unsplash

식이요법에는 허브, 비타민 및 미네랄,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미슬토, 자닥신과 같은 면역증강제, 고용량 비타민 C를 주사하는 약물요법도 이 분류에 포함된다.

엠디앤더슨이 시도하고 있는 보완통합적 암치료 방법도 비슷하다. ▲허브(약초), 영양제, 고용량 비타민, 항암 식품 섭취 ▲심신이완, 최면, 요가, 태극권, 기공과 같은 심신 치료 ▲카이로프랙틱, 마사지 ▲기(氣) 치료 ▲인도 아유르베다, 중국 한방치료 등 전인치료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쑥뜸, 침과 같은 한방치료, 체온을 높여 면역력을 강화하는 온열요법도 보완통합적 암치료의 범주에 들어간다.

보완통합적 암치료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보완통합적 암 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치료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많이 경험하지만, 주치의에게 보완치료에 대해 묻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최근 보완통합의학적 치료에 관심을 갖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대다수의 의사들은 환자들이 근거가 없고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대체의학'과 혼돈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엠디앤더슨은 항암 식품 섭취, 심신 치료, 카이로프랙틱, 마사지, 기(氣) 치료, 인도 아유르베다, 중국 한방치료 등 전인치료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Unsplash

하지만 암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보완통합적 암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요구는 더 높아지고 있다. 15년 동안 외과 의사로 암을 수술했고, 최근 10여년간 보완통합적 암치료를 시도하고 있는 이병욱 박사(대암의원 원장)는 자신의 책 <나는 삶을 고치는 암 의사입니다>에서 “보완통합의학은 병원 메뉴얼을 잘 따르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정보와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보완통합의학을 통해 암 치료의 기회는 더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