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써볼 틈 없이 한순간에 목숨 앗아가는 '패혈증'
암환자ㆍ고령자 등 면역력 떨어진 이들 노려
치사율 30%로 높고 무증상 상태도 많아
한달 내 사망률 30%.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방치하다가 한순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질환. 바로 '패혈증(敗血症)'이다. 패혈증은 문자 그대로 피가 썩는 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균(미생물)이 몸 안에 들어와 염증을 만들고 혈액을 통해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패혈증 원인은 다양하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패혈증을 유발하는 균은 ▲폐렴균 ▲진균 ▲대장균 ▲포도상 구균 ▲연쇄상구균 ▲녹동 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폐렴균에 의한 패혈증이 45%로 가장 많고, 이어 신우신염 같은 요로감염 19%, 간담도염 15%, 욕창·복막염·뇌막염·심내막염 등이 1~2%, 날(生) 어패류에 의한 패혈증(비브리오패혈증) 1~2%에 달한다.
패혈증은 치사율이 높은데 진단 후 한달 안에 사망률이 30%나 된다. 패혈증 사망 인원은 2011년 1835명에서 2016년 3596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통계청)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0만명이 패혈증에 걸리는데 약 6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던 배우와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연달아 사망한 이유도 패혈증 때문이었다.
일단 패혈증 상태가 되면 열이 나고 호흡 과다와 맥박수 증가 같은 감기 유사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증상은 암환자나, 고령자, 신생아 같은 면역력이 낮은 이들에게는 빈번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쉽게 알아차리기가 어렵다는 점. 다만 패혈증은 고열과 미열이 교차해서 나타나고 오한과 경련, 심한 피로감이 동반된다. 하지만 주 증상과 전혀 상관없는 불쾌감, 기력저하, 저체중, 저체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미국에서는 호흡수가 분당 22회 미만, 의식 변화, 수축기혈압 100mmHg 이하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패혈증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패혈증은 증상이 나타나고 3시간 안에 수액,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면 사망률이 10%로 낮아진다. 항생제는 2~3가지의 항생제를 복합적으로 투여해 박테리아(세균)의 제거 확률을 높인다. 항생제 치료 기간은 균 종류, 뇌막염의 합병 유무에 결정된다.
초기 치료가 늦어지면서 신장이 손상된 경우는 혈액 투석을 해야 한다. 폐기능이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호흡기 치료와 함께 혈압이 낮거나 순환상태에 따라 수액요법,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혈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암 환자나 고령자, 간 질환자, 오랜시간 병원 생활 중인 이들은 평소 패혈증 증상을 숙지하고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패혈증 의심 증상>
- 체온이 38도 이상 고열 혹은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 호흡수 분당 20회 이상
-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수
- 혈액 검사상 백혈구 증가 혹은 현저한 감소
- 멍한 상태
<고위험군>
- 면역 관련 질환자 혹은 면역력 저하자
- 간 질환자
- 신장 질환자
- 위절제 이력
- 신생아ㆍ고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