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기술 4] 오래달리기는 팔로 한다?

'면역력 해결사' 달리기 (16) 어깨 가슴 팔뚝 근육 사용법

2020-06-04     최윤호 기자

달리기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전문가들이 걸으면서 만족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달리기를 강조하는 말은 여전히 작은 목소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사람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사람은 달리도록 진화했다. 사람의 몸은 달리기를 해야 제대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 몇십년전 인간이 달리기를 멈추자 현대의 질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할 능력을 상실한 사람들을 제외하고 말한다면, 달리기는 모든 운동의 기본이고, 잘 달리려면 잘 알아야 한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상체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어깨의 힘을 빼고, 가볍게 팔꿈치를 구부린 자세에서 최대한 힘을 빼고 팔을 저어야 오래 빨리 뛸 수 있다.

인체에서 가장 가동범위 큰 관절은?

우리 몸에는 많은 관절들이 있다. 인체에는 200여개의 관절이 있고, 700여개의 근육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가동범위가 큰 관절은 무엇일까?

어깨다. 어깨는 전후좌우로 360도 움직인다. 밖으로 안으로도 움직이고, 힘도 세다. 하루 종일 움직이고, 심지어 고관절보다도 더 많이 일을 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어깨에 통증이 생긴다. 50견이라는 보편적 이름이 질병이 될 만큼 힘들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고,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달리기에 있어서도 어깨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아무도 강조하지 않는게 현실이다. 

 

달리기는 어깨로, 가슴으로, 팔로 한다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맨처음 고통을 느끼는 부위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참기 어려운 고통이 시작되는 부위는 어깨다. 다리는 가끔 대여섯 시간 지속적으로 산행도 하고, 두어 시간 쇼핑도 하고,  한두 시간 이동도 하고, 한 시간쯤 운동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비슷한 동작으로 비슷한 속도로 팔을 저어주는 일은 없다. 

달릴 때 팔을 젓는 동작은 사실 어깨의 움직임이다. 살짝 구부린 팔꿈치 관절을 고정하고 있고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어깨관절. 그 동작이 서너 시간 되풀이되는 게 마라톤에서의 팔과 어깨 움직임이다.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 어깨 근육을 강화해 놓지 않으면,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근육이 없으면 순전히 관절, 즉 뼈와 인대로 움직이게 된다. 당연히 연골을 비롯한 마모가 발생하고 통증이 생기고, 지속가능하지 못하게 된다.

어깨를 둘러싼 부위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은 어깨 관절이 상하지 않고 오래 뛸 수 있게 해준다.

오래 잘 뛰는 방법, 뼈가 아닌 근육을 써라

발을 어떻게 해야 잘 뛰는가 하는 조언은 많다. 그런데 팔은? 기본적으로 힘을 빼고, 동작을 최소화해야 한다. 에너지 낭비를 막고, 관절의 무리도 피해야 한다. 편안하게 늘어뜨린 상태에서 가볍게 팔을 접고, 어깨의 긴장을 푼 다음, 거의 반동의 힘만으로 움직인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스윙한다. 

달리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지만 의식적으로 어깨를 가라앉히려 노력해야 한다. 

살짝 앞으로 기울인 상체 때문에 힘만 빼도 저절로 팔치기가 가능해진다. 뒤로 보내는 최소한의 힘만 쓰고, 앞으로는 자동으로 진행되는 방식. 이렇게 하면 비교적 오래 버틸 수 있다. 

팔 스윙의 힘은 대단하다. 이 움직임이 몸의 전진에 동력이 되는데, 특히 오르막에서는 팔을 힘차게 저어주면서 팔힘으로 뛴다는 자세를 가지면 쉽게 올라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팔젓기의 중요성을 체득하게 된다. 

팔굽혀펴기가 달리기 준비를 위한 가장 편리하고 효과적인 어깨 가슴 근육운동이다. 여기에 더해 등허리 운동인 턱걸이나 풀다운 계열의 운동도 어깨 유연성 확보와 바른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

어깨 팔 가동성 확보를 위한 간단한 운동들

어깨를 중심으로 윗가슴, 팔뚝 등의 근력을 강화하는 게 잘 뛰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다. 가장 쉬운 방법은 팔굽혀 펴기. 근육을 강화할 뿐 아니라, 어깨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푸시업은 시간날 때마다 수시로 해주는 것이 달리기를 잘하는 비결이다. 

철봉을 이용한 턱걸이와 랫풀다운 등 등허리 운동도 어깨 관절 가동성 확보에 도움이 되고, 말 그래로 어깨 근육 운동인 숄더 프레스 종류의 운동도 좋다. 

그러나, 달리기를 주로 하는 사람은 달리기 그 자체를 최고의 근력운동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달리기를 주로 하면서 어깨의 관절 움직임을 주목해 근육발달을 유도하되, 틈틈이 쉴 때마다 맨몸운동인 팔굽혀펴기를 해주는 정도면 충분할 수 있다. 

 

꼭 기억해 둬야 한다. 

달리기는 팔로 한다. 어깨의 가동성을 확보하는 것, 장거리 달리기의 필수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