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폐암 투병 중"...세계적인 폐암 전문의가 투병 사실 밝힌 이유는?

2025-10-05     최윤호 기자

세계적인 폐암 전문의가 3년째 폐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CBS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폐암 연구소를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는 “2022년 6월 폐암 진단을 받아 투병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이상 전 세계의 폐암 환자 수천 명을 치료했으며 40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폐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도 참여했다. 그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에는 폐암 진단 후 수십 년 동안 건강한 삶을 이어간 이들도 있다고 한다.

폐암 전문의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스스로 털어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그랬을까? 그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세계적인 폐암 전문의가 3년째 폐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CBS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 의과대학 암센터의 폐암 연구소를 이끄는 로스 카미지(58) 박사는 “2022년 6월 폐암 진단을 받아 투병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CBS 화면 캡처

카미지 박사는 가족과 소수의 동료를 제외하고 폐암 진단 사실을 숨겨왔다. 자녀와 환자를 위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5월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뒤, 해당 연구의 사례가 된 자신의 폐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카미지 박사는 “암 진단으로 삶의 가치가 끝난다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암은 진단이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만성 질환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암 증상은 어땠을까? 암 진단 전 그는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증상과 어깨 통증을 느껴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 천식이나 근육통 쯤으로 여겼던 그는 검사 결과를 보자마자 폐암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4기의 난치성 폐암이었다고 한다.

폐암 진단 후 그는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했다. 12주 동안 표적 항암제를 매일 복용하고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이듬해에는 매일 약을 복용하면서 90일마다 뇌 스캔과 혈액 검사를 받았다.

카미지 박사는 자신의 검사 결과를 직접 살펴보고 치료 계획을 세웠다. 운동, 예술 활동 등에 도전하는 ‘90일 챌린지’를 하면서 힘든 치료 기간을 견뎠다.

암세포는 더 자라지 않는 듯했지만, 지난 2월 CT 촬영에서 오른쪽 흉곽 뒤 흉막에 암이 새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그는 “평생 연구해온 질병과 싸우고 있는 것에 화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내가 치료한 환자들의 입장이 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