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남성암 1위 예상..."PSA, 국가암검진에 포함시켜야"

전립선암이 국내 고령층 남성에서 빠르게 증가하면서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2년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 754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7.4%를 차지했고, 남성암 중에서는 2021년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학계는 2023년에는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 조발생률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한국의 보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비뇨기종양학회(회장 정병창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립선암 조기 발견과 치료, PSA 검사의 중요성’을 주제로 전립선암 현황과 조기검진 필요성을 알렸다.

정병창 회장은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전립선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조기 검진을 생활 속에 자리잡게 하기 위해 매년 9월 셋째 주를 ‘전립선암 바로 알기 인식 주간’으로 지정해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이어왔다”며 “전립선암 현황과 치료 전략을 살펴보고 PSA 검사의 중요성을 국민께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국소 단계에서 발견될 경우 5년 생존율이 100%에 달하지만,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절반 이하인 49.6%로 급격히 낮아진다. 전체 5년 상대생존율이 96%에 이른다는 통계 역시 조기 발견 환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달라진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박성우 부회장(양산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치료 성과가 뛰어나지만 전이되면 치료 성적이 급격히 나빠진다. 조기 진단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며 “전립선암은 국가적 관리 체계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암은 위내시경 등 국가검진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발생률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암은 전립선암뿐이며, 전립선암 환자들은 주로 원격 전이 단계에서 사망한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이뤄져 환자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높다. 전립선암의 조기 진단뿐 아니라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 등 환자의 위험도를 구분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도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에는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고영휘 편집위원장(이대비뇨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조기 진단 여부에 따라 치료 성과와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린다. PSA 검사는 간단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은 혈액검사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2006~2016년 전국민 PSA 수검률은 매년 1.08% 증가했는데,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약 3만 명, 2040년에는 4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진단된다. 손쉬운 PSA 검사로 조기 진단을 확대하면 저위험군 비율을 높이고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고영휘 교수는 “PSA 검사는 MRI나 CT처럼 고가 장비가 필요한 검사가 아니다. 검사 비용은 1만~1만 5000원 수준으로,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추가 비용보다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정병창 회장은 “유럽에서 전립선암 환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PSA 검사 여부에 따라 추적 관찰한 결과, 선별검사를 받은 집단에서 사망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PSA 검사로 전립선암 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학회는 국가암검진사업에 PSA 검사가 포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