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전이된 4기 대장암, '선 수술, 후 항암'이 치료효과 좋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국제학술지 '서저리'에 논문 발표

2025-07-28     홍헌표 기자

간에 전이된 대장암이라도 수술 가능한 상태라면 항암 치료보다 수술을 먼저 하는 게 환자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용범·김세정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서저리(Surgery)’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

간에 전이된 대장암이라도 수술 가능한 상태라면 항암 치료보다 수술을 먼저 하는 게 환자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조용범·김세정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서저리(Surgery)’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 결과다./게티이미지뱅크

대장암 환자 10명 중 2~3명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상태에서 첫 진단을 받는다. 이 경우 6~15%는 수술로 암을 절제할 수 있는데, 수술을 먼저 할 지 전신치료로 항암화학요법(항암치료)을 먼저 할지 의료진마다 판단이 달랐다.

연구팀은 200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절제 가능한 간 전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402명을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수술 우선 군’(244명) ▷항암치료 후 수술을 받은 ‘항암치료 우선 군’(92명) ▷항암치료를 실시하지 않거나 중단한 후 수술한 ‘항암치료 미실시/중단 군’(66명)으로 나눠 분석했다. 수술 후 외래 추적 관찰은 처음 2년간은 3개월마다, 이후에는 6개월마다 진행했다.

연구 결과 수술을 먼저 받은 환자가 5년 무병생존율과 전체생존율 모두 더 높았다. 무병생존율은 대장암 진단 후 재발까지의 기간이며, 전체생존율은 대장암 진단 후 사망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수술 가능한 간 전이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을 먼저할 때(빨간색 선) 무병생존율(A)과 전체 생존율(B) 모두 나중에 한 경우(파란색 선)보다 높았다./삼성서울병원 자료

5년 무병생존율은 ▷수술 우선 군 52.5% ▷항암치료 우선 군 31.5% ▷항암치료 미실시/중단 군 16.7%였다. 전체생존율은 ▷수술 우선 군 77.5% ▷항암치료 우선 군 72.8% ▷항암치료 미실시/중단 군 45.4%였다.

연구팀은 수술 전후 표적 치료제 사용 여부에 따른 무병생존율 차이도 관찰했다. 표적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의 무병생존율은 53.0%로, 표적치료를 받은 환자(39.6%)보다 높았다. 다만 연구팀은 표적치료제 사용이 주로 고위험군 환자에게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진단 당시 절제 가능한 동시성 간전이 대장암 환자 치료에서 수술을 우선하고 항암 치료하는 전략이 환자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희망적인 결과를 확인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더 나은 무병생존율이 됐으나 이를 입증할 다기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치료 전략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맞춘 맞춤형 치료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