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오칸탈, 대장암 성장-재발 효과적으로 억제

미국 루이지애나대 연구팀 전임상 결과...표적치료제와 효능 비슷

2025-07-17     최윤호 기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에 많이 들어 있는 천연 페놀 성분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 대장암의 성장과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됐다.

미국 루이지애나대학교 약학대학 칼리드 엘 사예드(Khalid A. El Sayed)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 섭취와 암 예방의 상관관계를 넘어, 올레오칸탈이 대장암의 주요 발암 경로를 분자 수준에서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에 많이 들어 있는 천연 페놀 성분 올레오칸탈(oleocanthal)이 대장암의 성장과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전임상 연구 결과가 지난 1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EVOO의 대표적 성분인 올레오칸탈이 암 성장과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지를 시험관 실험과 생체 내 동물 실험을 통해 다각도로 검증했다.

연구 결과, 올레오칸탈은 대장암 세포주에 강력한 항증식 활성을 보였다. 특히 HCT-116 세포(KRAS돌연변이를 가진 인간 대장암 세포주)에서의 IC50(세포의 생존율이나 활성을 50% 억제하는 데 필요한 물질의 농도) 값은 4.2μM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표준치료에 쓰는 항암제 5-FU(5-플루오로우라실)나 표적 치료제인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과 동등한 수준의 효능이다.

반면 비종양성 대장 상피세포(CCD 841 CoN)에는 영향이 미미해 높은 선택성과 안전성도 함께 입증됐다.

생체 내 실험에서는 KRAS 돌연변이 HCT-116-Luc 세포를 이식한 누드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종양의 진행과 재발을 관찰했다. 올레오칸탈을 15일간 매일 경구 투여한 결과, 종양 중량은 72.5%까지 억제되었다.

이후 원발 종양을 외과적으로 절제한 뒤 40일간 추가로 투여했을 때 국소 재발은 88.6% 감소, 원격 재발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위약군에서는 폐, 뇌, 비장 등에서 다발성 전이가 관찰됐지만, 올레오칸탈 처리군에서는 전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종양 재발까지 걸린 시간도 16일이 지연되어, 마우스 수명을 인간으로 환산하면 6.2년에 해당하는 재발 억제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항암 효과는 올레오칸탈이 대장암의 핵심 발암 경로인 SMYD2-EZH2 히스톤 메틸화 경로와 c-MET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가능했다.

특히 SMYD2는 EZH2를 직접 메틸화해 암세포 전이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며, 활성화된 c-MET은 암세포 이동성과 혈관 신생을 촉진하는데, 올레오칸탈은 이들의 발현과 인산화를 모두 억제했다.

매일 54일간 경구 투여했음에도 마우스의 평균 체중이나 생리적 스트레스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기존 화학항암제보다 독성이 낮다는 점에서 안전성과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큰 강점이 있다.

연구팀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일상적 섭취만으로 치료적 용량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고함량 올레오칸탈 보충제나 농축 형태의 건강기능식품 개발로 이어질 경우, 대장암 환자뿐만 아니라 암 고위험군의 암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