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등 간질환 예방 효과 엑스트리버진 올리브오일 성분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EVOO)에 함유된 올레오칸탈(Oleocanthal)과 티로솔(Tyrosol)이 지방간을 억제하고 간암을 포함한 여러 간질환 예방 및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교 다니엘라 가비아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Biology(생물학)’ 2024년 10월호 특집 ‘간질환 생물학((Biology of Liver Diseases)’에 발표한 논문이다.

가비아 교수 연구팀은 EVOO의 대표적인 페놀 화합물인 올레오칸탈과 티로솔의 간 보호 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는데, 티로솔은 올리브유에 포함된 대표적인 페놀성 알코올이며 하이드록시티로솔(Hydroxytyrosol)과 함께 EVOO의 주요 생리활성 성분 중 하나다. 방향족 고리에 하이드록시기가 결합된 구조를 가지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세포 보호 능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 화합물은 인체 내에서 빠르게 흡수되고 황산염·글루쿠로나이드 형태로 간에서 대사된 후 배출되며, 염증 억제, 항산화, 신경 보호, 심혈관 보호, 항암 작용 등 다양한 건강 기능성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티로솔과 하이드록시티로솔을 신식품(Novel Food)으로 지정하고, 건강 기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항산화·항염증 효과로 간 기능 개선… “지방간 억제, 간암 예방 기여”

올레오칸탈과 티로솔은 지방산 대사 조절, 활성산소 억제, 염증성 사이토카인 감소를 통해 간세포 내 지질 축적을 줄이고,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질환(MASLD) 및 간염(MASH)의 진행을 억제한다. 특히 고지방 식이에 의한 간 지방 침착과 염증 반응, 섬유화, 간세포암(HCC)으로의 진행을 방지하는 데 유효한 기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화합물은 지질합성 효소 억제(ACC, DGAT), PPARα 활성화, SIRT1 경로 조절, STAT3 신호 억제 등을 통해 세포 대사 전반에 걸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간섬유화·간암으로의 진행 억제”… 복합 경로 관여

티로솔과 올레오칸탈은 간섬유화의 중심인 간성상세포(HSC) 활성화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화 촉진 유전자(α-SMA, COL1A1), 성장인자(TGF-β1),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을 낮추며, 항섬유화 마이크로RNA(miR-29b-3p 등)를 조절해 간조직의 병적 재형성을 완화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간암 예방에 있어서는 세포자멸사 유도, DNA 손상 유발(γH2AX 증가), STAT3 억제를 통한 암세포 증식·침윤 억제 등 복합 기전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연구에서도 유효성 입증… “EVOO만으로도 간 수치 개선”

고농도 올레오칸탈이 함유된 EVOO를 2개월간 매일 섭취한 NAFLD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간 지방 축적, 염증 지표, 간 효소 수치(ALP, ALT 등)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또 다른 연구(APRIL 연구)에서는 체중과 공복혈당 개선뿐 아니라, CXCL1, IL-1RA 등 염증 표지자도 조절되었다.

다만 티로솔과 올레오칸탈을 단일 유효성분으로 사용한 임상시험은 아직 부족하며, 보다 정교한 약동학적 평가와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EVOO는 안전하고 실용적인 간 건강 보조요법”

가비아 교수는 “올레오칸탈과 티로솔은 단순한 항산화제가 아니라 세포 신호전달, 유전자 조절, 면역 균형에까지 관여하는 복합 작용 물질”이라며, “EVOO는 기존 약물 치료와 병행 가능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간질환 보완요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