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도스탈리맙 치료, 103명 중 98명이 수술 없이 완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연구 결과
면역항암제 도스탈리맙(Dostarlimab, 상품명: 젬퍼리)만으로 암을 완전관해(암세포가 완전히 소멸된 상태)된 사례가 공개됐다.
뉴욕타임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순수 면역요법만으로 암 환자 대부분을 완치시킨 획기적인 임상 결과다.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불일치 복구 결핍을 가진 국소 진행성 직장암에서 PD-1 차단 효과"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도스탈리맙을 이용해 총 103명의 암 환자를 치료했다.
실험 결과, 직장암 환자 49명 전원의 암이 소멸돼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발하지 않았다. 또 위, 식도, 간, 자궁내막, 비뇨기, 전립선 등 다른 부위에 암이 있던 환자 54명 중 35명에서도 암이 완전히 사라졌다.
암이 재발한 환자는 전체 103명 중 5명이었으며, 이 중 4명은 추가 면역 치료나 수술 후 재발하지 않았다. 나머지 1명 역시 추가 면역 치료 후 암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도스탈리맙은 PD-1 억제제로 분류되는 면역항암제다. PD-1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수용체로, 도스탈리맙은 이를 차단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만든다.
특히 이 약은 불일치 복구 결핍(MMRd) 또는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며, 이는 전체 암 환자의 약 2~3%에서 발견되는 돌연변이다.
도스탈리맙의 초기 개발자인 존스홉킨스대 버트 보겔스타인 박사는 이번 결과를 "획기적"이라고 평가하며 수십 년 전만 해도 장기 암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것은 공상과학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스탈리맙의 치료 비용이 높은 게 한계다. 1회 투여 비용이 약 1만1000달러(약 1500만원)이며, 치료 기간 6개월 동안 총 9회의 주사가 필요해 총 비용은 약 10만 달러에 달한다.
피로, 발진, 가려움증 같은 경미한 부작용 외에도 폐 감염이나 뇌염과 같은 드문 부작용이 보고됐다.
현재 이 치료법은 모든 암 치료 지침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불일치 복구 돌연변이를 가진 자궁암과 직장암 치료 지침에만 포함되어 있어 다른 암 환자들이 당분간 접근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수술이나 방사선, 화학요법과 같은 기존 치료법이 환자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