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방해하는 M2형 대식세포 공격…차세대 면역항암제 국내서 개발

2025-04-14     홍헌표 기자

항암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나쁜 면역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면역항암제가 개발됐다.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고형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커 정밀 면역치료제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경희대학교 배현수·강성호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에서 종양 성장을 돕는 M2형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TB511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항암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나쁜 면역세포’만 정밀하게 제거하는 면역항암제가 개발됐다. 경희대학교 배현수·강성호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에서 종양 성장을 돕는 M2형 대식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TB511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M2형 대식세포는 항암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종양 성장을 촉진한다.

대식세포는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세포로, 일반적으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M1형과 정반대로 암의 성장을 돕는 M2형으로 나뉜다. M2형 대식세포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을 억제하고 암 진행을 유도하는 핵심 세포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이 세포만 정확히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 없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자연계 독성 물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좋은 면역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M2형 대식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펩타이드-약물 결합체 TB511을 만들었다. 이 약물은 종양 내부에서만 활성화되는 CD18 단백질을 표적으로 작용해 치료의 정확도를 높였다.

TB511을 대장암, 폐암, 췌장암 등 고형암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정상 면역세포에는 손상이 없었다.

이 후보물질은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배현수 교수는 “TB511은 종양 내부에서만 작용해 M2형 대식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스마트 약물’”이라며 “향후 다양한 암에 활용할 수 있는 정밀 면역항암제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면역항암 분야 학술지인 ‘암 면역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