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비타민C 주사, 항암효과 보려면 SVCT2 등 3가지 검사 필수

염창환 원장 "SVCT(나트륨 의존성 비타민C수용체)2 충분해야 효과"

2025-04-10     홍헌표 기자

고용량 비타민C 정맥주사는 암 치료의 보조요법 중 하나로 꼽히지만, 암 치료 효과를 둘러싼 상반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항산화 효과와 면역력 증진 기능이 있는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정맥투여하면 암세포를 공격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이 존재한다.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를 주장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고용량 주사가 암세포 내에 과산화수소(H₂O₂)를 축적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손상시키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암세포의 조직 침투를 억제한다.

고용량 비타민C 정맥주사는 암 치료의 보조요법 중 하나로 꼽히지만, 암 치료 효과를 둘러싼 상반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항산화 효과와 면역력 증진 기능이 있는 비타민C를 고용량으로 정맥투여하면 암세포를 공격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과,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론이 존재한다./게티이미지뱅크

또 면역글로불린과 인터페론 합성, T세포와 NK세포 같은 면역세포 활성화에도 기여함으로써 면역력 강화를 통한 간접적 항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효과는 1970년대 라이너스 폴링과 이완 캐머론 박사에 의해 제시되었고, 이후 동물 실험 및 일부 임상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항암제 치료 실패 후 고용량 비타민C 요법을 받은 말기 환자들이 통증과 식욕부진, 욕창 등 부작용을 줄이고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고용량 비타민C 요법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로 꼽힌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는 합성 비타민C의 효과에 대해 일관된 연구 결과가 없으며, 암 치료와 생존율 향상 간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만큼의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치료 효과가 일관되지 않고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고용량 투여 시 위장 장애, 철분 과다 흡수로 인한 조직 손상, 신장결석, 급성 옥살산 신부전 등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되었다는 점도 경고의 이유다.

이처럼 찬반이 뚜렷한 상황에서 고용량 비타민C 치료를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별 환자에 대한 정밀한 사전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염창환병원의 염창환 대표원장은 20여 년간 고용량 비타민C의 항암 효과를 연구해온 전문가로, 치료 시작 전 반드시 3가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0여 년간 고용량 비타민C의 항암 효과를 연구해온 염창환병원의 염창환 대표원장은 '비타민C, 암과의 전쟁'에서 비타민C 고용량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면 G6PD 결핍 여부 확인, 비타민C 혈중 농도 측정, 그리고 SVCT2 수용체 발현 검사를 선행해야 한다고 권했다. 사진은  '비타민C, 암과의 전쟁' 책 표지.

염창환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검사로 SVCT2(나트륨 의존성 비타민C 수송체) 검사를 든다. 비타민C는 세포막을 통과해 작용하려면 SVCT2라는 수송체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이 수용체가 충분하지 않으면 고용량 비타민C를 아무리 투여해도 세포 내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제한된다.

염 원장은 실제 이문셀(환자의 T세포를 배양해 재투여하는 면역세포치료)과 비타민C 치료를 병행한 담도암 환자 6명 중 SVCT2 수치가 높은 환자 4명은 생존했고, 낮았던 2명은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SVCT2가 T세포 활성화와 암세포 사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고용량 비타민C 치료를 받고 싶다면 먼저  SVCT2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고 염 원장은 주장한다.

두번째는 G6PD(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 검사다. 이 효소는 적혈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결핍된 환자에게 고용량 비타민C를 주사하면 심각한 용혈성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0.9%가 G6PD 결핍을 가지고 있으며, 간단한 혈액 검사로 4분이면 결과가 나오는 만큼 고용량 비타민C 주사 치료를 원한다면 평생 한 번 반드시 받아야 할 필수 진단이다.

염 원장은 G6PD 검사를 생명을 지키는 첫 단계로 보고 있으며, 이를 생략한 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세번째는 비타민C 혈중 농도 검사다. 고용량을 투여해도 치료에 필요한 혈중 농도에 도달하지 못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200mg/dL 이상에서 항산화 작용이 시작되며, 암 환자의 경우 400mg/dL을 초과할 때 가장 강력한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비타민C는 수용성 영양소로 체내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신장을 통해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에,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정맥주사 직후에 혈액을 채취해 농도를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용량과 투여 간격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염 원장은 이를 통해 환자 개인의 대사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결국 고용량 비타민C 주사의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면 부작용을 피하고 효과 극대화를 위해 G6PD 결핍 여부 확인, 비타민C 혈중 농도 측정, 그리고 SVCT2 수용체 발현 검사를 선행해야 한다.

염창환 원장은 “비타민C 치료는 세포 수준에서 작용하는 생물학적 치료”라며 “3가지 검사는 치료의 기준이자 안전한 출발점이며, 비타민C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학적 방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