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암예방 효과, 강도 상관없이 하루 7000~9000보가 최적

미국국립보건원ㆍ옥스퍼드대 공동연구팀 63세 8만5000명 연구

2025-03-30     홍헌표 기자

일상 속 가벼운 활동, 특히 '걷기'가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신호에서 "걷기, 가벼운 집안일, 심부름 등 일상에서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저강도 활동(LIPA)만으로도 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밝혔다.

일상 속 가벼운 활동, 특히 '걷기'가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신호에서 "걷기, 가벼운 집안일, 심부름 등 일상에서 쉽게 수행할 수 있는 저강도 활동(LIPA)만으로도 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감소한다"고 밝혔다./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평균 나이 63세의 성인 8만5394명을 대상으로 가속도계를 통해 일주일 동안 신체 활동량과 활동 강도, 걸음 수를 측정한 뒤, 평균 5.8년 동안 암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신체 활동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26% 낮았다. 특히 저강도 활동(LIPA)과 중·고강도 활동(MVPA) 모두 암 발생 위험 감소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걸음 수 또한 암 발생 위험 감소에 중요한 요소였다. 하루 5000보를 걷는 사람에 비해, 7000보를 걸을 경우 암 발생 위험이 11%, 9000보를 걸으면 16% 각각 낮아졌다. 다만, 9000보 이상부터는 추가적인 효과는 없었다. 이 결과는 하루 약 7000~9000보 정도만 걸어도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걷기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는 많다. 2020년 미국암학회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걷기와 같은 신체활동이 유방암, 대장암 등 암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당 최소 150분에서 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하며 신체활동이 암 예방에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최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 역시 걷기 같은 신체 활동이 면역 기능 강화와 염증 감소를 촉진해 암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걷는 속도나 강도(보행 속도)와 관계없이 걸음 수가 암 예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운동선수처럼 고강도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실생활에서 움직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나 장보기 같은 일상 활동조차도 꾸준히 하면 건강에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 수 있으며,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도 하루에 몇 천 보 더 걷는 것으로도 실질적인 건강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