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오일 속 올레오칸탈, 간암ㆍ대장암 세포 억제 효능도 밝혀져
몸에 좋은 식단으로 꼽히는 지중해식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올리브오일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올리브오일 중에서도 최상급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올리브 씨를 제거하고 처음 짜낸 저온 추출에 많은 올레오칸탈은 다양한 암 예방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와 미국 연구진이 2023년 12월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한 논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과 항암 및 신경보호 특징에 대한 평가’에서는 올레오칸탈이 정상 세포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간암, 대장암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전 연구에서도 올레오칸탈의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확인됐지만, 이 연구에서는 특히 올레오칸탈이 암세포를 표적해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의 간암(HepG2, Huh7, Hep3B, PLC/PRF/5) 및 대장암(HT29, SW480) 세포주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올레오칸탈을 처리한 암세포에서 세포사멸(아포토시스)이 일어났으며,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없었다.
올레오칸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전이를 방해하고, DNA 손상을 유발하는 단백질 αH2AX을 활성화시키며, 세포 내 ROS(활성산소종)를 증가시켜 미토콘드리아 탈분극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놀화합물의 일종인 올레오칸탈은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는데, 인체 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클로옥시제네이스(COX-1, COX-2)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기존의 항염증(COX 억제) 약물인 이부프로펜, 인데메타신, 나임슐라이드보다 효과는 크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만성 염증은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레오칸탈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도 주목받고 있다. 간암을 비롯한 일부 암은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손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올레오칸탈은 이를 억제한다. 암세포의 핵심 생존 기전인 PARP 단백질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올레오칸탈은 간섬유증과 간경변 예방, 간암으로 발전될 수 있는 지방간 예방, 간 해독 등의 작용을 한다.
엑스트라 버진 오일의 대장암 억제 효과에 대한 또 다른 연구(2011년 4월 ‘Carcinogenesis’ 게재)에 따르면, 디알데히드 형태의 디카르복시메틸 리그스트로시드 아글리콘(p-HPEA-EDA, 올레오칸탈)이 사람의 대장암 세포주(HT29 세포주)에서 AMPK(아데노신 모노포스페이트 활성화 단백질)를 활성화해 염증 유발 효소(COX-2)와 종양 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올레오칸탈의 대장암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