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간염 바이러스 수치' 기준으로 치료시 15년간 간암 4만명 예방
만성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0%를 차지한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을 잘 치료하는 게 간암 예방이 필수적이다.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인데,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국내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간염 바이러스 수치 관리를 위해 항바이러스제 치료에 대한 급여 기준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염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B형간염 치료를 하면 국내에서 향후 15년간 4만 명의 간암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간수치(ALT)가 정상 범위에 해당되고 간경변이 없는 국내 B형간염 환자 694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간 수준(혈액 1mL당 1백만 단위 · 6 log10 IU/mL)일 때 간암 위험이 가장 높은 사실을 확인했다.
ㅠgud간암 발생 위험이 최대 8배라는 예측도 나왔다. 대만, 홍콩 등 동일 조건의 다국적 B형간염 환자 7000여명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해당 환자들은 장기간의 간염 치료에도 간암 발생 위험도가 절반 정도 낮아질 뿐 여전히 가장 높은 위험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간암 발생 위험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비례해 선형적으로 증가하며, 간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바이러스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간암 발생 위험과 간염 바이러스 수치는 큰 연관이 없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임영석 교수 연구팀은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백만 단위에서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고, 이보다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수록 간암 발생 위험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위험이 비선형적인 포물선 관계를 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간암 위험을 낮추려면 복잡한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을 바꿔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조기에 B형간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의 주원인인 B형간염의 치료 기준이 엄격하다보니 간염 환자의 20%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그동안 근거가 부족해 치료 사각지대에 놓였던 만성 B형간염 환자들에게도 항바이러스제 치료 급여가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내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내과의사협회 공식저널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9.6)’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