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잡는 NK세포 기능 떨어뜨리는 HPK1 단백질 발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김헌식·병리과 성창옥 교수팀이 최근 암 전이 과정에서 자연살해(NK)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HPK1이 과하게 발현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소실돼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피인용지수=15.1)’에 최근 게재됐다.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소실되면 암의 전이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어떤 기전으로 소실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김헌식·성창옥 교수팀은 자연살해세포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 표적을 발굴하던 중 암 전이가 일어날 때 혈액 및 전이 장소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이 소실되고 HPK1이 과발현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를 역으로 검증하기 위해 원발성 악성종양(암)이 가장 흔하게 전이되는 장기인 폐 전이 상황을 가정하고, 자연살해세포가 HPK1을 과발현하도록 실험쥐의 형질을 전환한 뒤 HPK1 발현 정도에 따른 암세포의 폐 전이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HPK1이 과발현되면 폐 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로의 암 전이가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PK1은 원발 암보다 전이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HPK1이 과발현되면 원발 암의 성장보다 전이암의 진행을 더 악화시켰으며, 유전체 분석 결과 전이암 환자의 생존율 감소 및 면역관문억제제 저항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반대로 HPK1이 결핍되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되고 암 전이가 효과적으로 억제될 뿐만 아니라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도 높아져 HPK1 조절이 실제 전이암 환자 치료에 유망한 표적임을 확인했다.
김헌식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전이암과 관련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HPK1 단백질이 전이암에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HPK1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한다면 전이암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