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안되는 걸 억지로 이해하라는 것도 '억압'입니다
■ 장정희의 '마음치유 일기'
이해 안 되는 걸 억지로 이해하라고 하지 마세요. 그것도 억압입니다.
“네가 이해해야지!”
“어쩌겠어, 네가 여잔데!”
“애들은 다 그런 거야, 이해해야지 뭐.”
“그것도 이해 못 하면, 안되지!”
“아픈 사람이잖아. 아픈 사람 이해 못 하면 네가 나쁜 사람이지!”
우리는 이런 말들을 위로나 충고로 하기도 하고, 때론 누군가에게 듣기도 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왠지 자신은 이해심 많고 속넓은 인품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듣는 사람은 왠지 자신이 속 좁은 사람이 된 듯해 죄책감마저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든 무조건 이해해줘야 마땅한 걸까요? 용서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요?
이해와 용서는 철저히 당사자의 자기 결정권에 맡겨야 하고 그 결정권은 존중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오늘 아침 저도 "네가 OO니까 이해해야지!"라는 소릴 들었습니다. 뭔가 가슴이 탁 막히고 사방이 꽉 막힌 벽에 갇힌 듯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슈드비 콤플렉스’란 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고 언제나 반드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상태’를 뜻하는 심리학적 개념입니다.
사실 제게도 그런 성향이 없지 않아서 잠시 ‘그런가?’ 하면서 이해해보려고 억지 노력도 해보았지요. 그런데, 저 밑에서부터 울컥 하고 무언가 올라왔습니다. 답답해졌어요.
"아냐, 내가 왜?"
"내가 왜 그래야만 해!"
"싫어, 이해 안해!"
그러자, 더 깊은 곳에서 두 번째 음성이 들려왔어요.
"그래~ 그래~. 이해하지마, 괜찮아. 그럴 필요 없어.“
제게 위로를 주는 목소리였습니다. 제 마음은 이내 편안해졌습니다. 종교인들도 가끔 용서나 이해를 강요합니다. 그런데, 그건 누군가 하라고 한다고 억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그런 강요가 누군가에게 또 다른 억압으로 죄를 짓는다는 걸 그 분들은 알까요?
‘용서는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기에 권면하시지, 강요하시지는 않습니다. 신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