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 활용 암 치료법 'NK세포 전달 나노드론' 개발

울산과학기술원, 동물 실험에서 효과 확인

2023-12-21     홍헌표 기자

환자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강세병·박성호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진은 21일 자연살해(NK) 세포와 암세포를 동시에 인지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NK세포 전달 나노드론(NKeND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NK세포 이미지./게티이미뱅크

NK세포는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데, 암세포까지의 이동이 어렵고 생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NK세포를 활성화하고, NK세포를 특정 암세포로 전달해 사멸을 유도할 수 있는 ‘NK세포 전달 나노드론’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100나노미터(10억분의1 m) 이하의 입자 표면에 NK세포를 인지하는 단백질과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인지하는 단백질을 융합시켜 나노드론을 만들었다.

나노드론이 NK세포의 표면 단백질인 ‘CD16과 암세포의 표피에 과도하게 존재하는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표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NK세포가 특정 암세포를 더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공격하도록 했다.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는 정상 세포의 생존, 분화, 성장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지만, 과하게 생성되면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NK세포 활용 치료법은 NK세포를 직접 변형하거나 배양해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나노드론을 활용한 NK세포 치료법이 기존 치료법에 비해 활용도가 높으면서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NK세포 전달 나노드론의 효과는 난소암, 유방암 세포를 주입한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특히 난소암 세포를 이식한 쥐 모델에서 NK세포와 인간의 면역세포를 함께 투여한 경우 암세포의 성장이 크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일 국제 학술지 ‘나노 투데이(Nano Today)’ 인터넷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