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폐암' 소세포폐암, 탈라타맙 치료 효과 기대해도 될까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혈액종양내과) 연구팀이 소세포암에서 탈라타맙과 같은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specific T-cell engager, 이하 이중항체)에서 가능성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소세포폐암은 세포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 중에서도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료가 어려워 생존율이 낮은 편에 속한다. 치료는 수술보다는 항암치료에 의존하는데 1차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쓸 수 있는 약물이 제한적이다.
2차 치료를 해도 반응 기간이 짧고, 생존율이 8개월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치명적이다. 전체 폐암의 10~15%를 차지한다. 안명주 교수 연구팀의 이번 발표는 소세포암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탈라타맙은 암세포와 면역세포 두 곳에서 발생한 항원을 인식하는 이중항체 신약이다. 암은 지능적이어서 암을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탈라타맙은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를 암세포까지 끌고 가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상당수(85~94%)에서 발현하는 ‘DLL3’란 단백질과 면역세포를 유도하는 ‘CD3’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연구팀은 현재 개발 중인 탈라타맙이 환자 안전을 지키면서 최대 효과를 낼 새 치료 전략을 찾기 위해 전 세계 17개국 56개 기관에서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 220명을 모집한 뒤 무작위로 나눴다.
연구팀은 미국 FDA 가이드에 따라 탈라타맙의 용량에 따라 ‘10mg 투여 그룹’과 ‘100mg 투여 그룹’으로 나눠 치료 반응과 부작용 등 예후를 살폈다. 그 결과, 예후 개선 및 부작용 감소의 측면에서 10mg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하는 게 환자에게 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추적 관찰기간 동안 객관적 치료 반응이 나타난 환자 비율은 10mg 그룹이 40%로, 100mg 그룹 32%보다 높았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역시 10mg 그룹이 4.9개월로, 100mg 그룹의 3.9개월 보다 길었다.치료 후 9개월 차에 추산한 전체 생존율도 각각 68%(10mg 그룹), 66%(100mg)으로 소폭 차이를 보였다. 10mg을 투여했을 때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반면 부작용은 줄었다.
T세포를 활성화하는 치료방법이라 과도하게 발현된 면역세포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할 수 있는데, 10mg 그룹이 51%, 100mg 그룹이 61%에서 발현됐다. 이 밖에도 식욕감퇴, 발열 등 다른 부작용도 투여 약물의 용량을 줄인 10mg 그룹이 모두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안명주 교수는 “소세포암 환자는 대부분 다른 쪽 폐나 장기로 전이되어 치료가 어렵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연구가 계속 이어져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의학 학술지 중 하나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프 메디신(NEJM)’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