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확인하고 주변 물분자 가열해 암 조직만 사멸"
한양대 연구팀 "악성 뇌종양처럼 수술 힘든 암 치료 길 열어"
우리몸 속의 암세포를 확인하고 그 주변에 있는 물 분자를 가열해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향후 악성 뇌종양처럼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암 질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는 "이준석 화학과 교수와 이동윤 생명공학과 교수, 김영필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근적외선 영역 신호처리와 국소적 물 분자 가열 광열치료가 가능한 다기능성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광열치료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수술이나 항암제 없이 암세포를 제거하는 방법. 정상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없앨 수 있어 차세대 암 치료 기술로 주목받는다. 나노입자가 체내에 투입돼 암세포와 만나면 형광 이미지로 나타나 정밀한 진단도 가능하다.
기존에는 네오디뮴(Nd) 소재를 기반으로 했다. 하지만 이온끼리 서로 반응하는 교차 이완 현상에 의존해 광열효과가 8.8% 정도로 낮아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근적외선 파장대인 1㎛(마이크로미터) 영역의 물분자를 가열하기 위해 네오디뮴과 이터븀(Yb)으로 이뤄진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물분자의 1㎛ 영역에서의 강한 흡광을 기반으로 광열효과를 일으켜 정상세포를 제외한 암세포 주변의 물 분자만 가열했다. 새로 개발된 나노입자는 기존 네오디뮴 교차 이완에 기반한 소재보다 약 3배 향상된 광열효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노입자에 빛과 결합해 큰 에너지를 내는 톨륨(Tm)을 도핑해 긴 수명을 가지는 근적외선 이미지 처리 기능을 추가했다. 기존 기술로 체내 현상을 영상화할 때는 생체에서 자체적으로 형광 신호가 발생해 관찰하고자 하는 인체 상태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이준석 교수는 “암세포 주변의 물분자만 국소적으로 가열하는 새로운 방식의 광열효과를 적용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광열효과를 위한 다기능성 나노입자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윤 교수는 “이번 연구의 사업화를 통해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난치성, 재발성 암 환자의 치료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은 이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