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 간염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이유...간암 발병ㆍ사망 위험 확 낮춰

분당서울대병원 최광현 교수팀, C형간염 환자 2054명 코호트 분석 결과

2023-06-02     홍헌표 기자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B형 간염, C형 간염이 꼽힌다. 최근 C형 간염 치료가 간암 발병 및 간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와 이를 C형간염과 간암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최광현, 정숙향 교수 연구팀이 전국 분포 7개 대학병원에서 등록한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온 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다.

간암의 주요 원인인 C형간염 치료를 제대로 하면 간암, 간경변 등 중증 질환을 예방하고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암 및 간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주사용 마약 사용 혹은 적절히 소독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문신, 피어싱, 면도, 주사 등을 통해 전염된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건강검진 외의 방법으론 발견하기 어렵다.

C형 간염은 2~3개월 정도 약물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광현 교수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7개 병원에서 모집된 C형 간염 환자 2054명을 평균 약 4년간 추적, C형 간염을 치료한 환자 그룹과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을 비교했다.

연구대상자 중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619명이었으며, 인터페론 주사로 치료 받은 환자는 578,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제로 치료 받은 환자는 857명이다.

연구 결과, C형 간염 환자들은 경구약물로 치료했을 때 95.3%의 완치율을 보였다. 또한 완치된 환자들을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그룹을 비교했을 때 성별, 간경변을 비롯한 간기능을 보정하면 간암의 위험은 59%, 간 관련 사망 위험은 74%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합병증을 동반한 간경변증의 발생 위험 역시 치료 그룹에서 9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C형 간염의 완치로 나타난 긍정적 효과는 이미 간경변이 발생한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약물 중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든 간암 발생 및 사망 위험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광현 교수는 국내 대규모 다기관 코호트를 통해 대부분의 C형 간염 환자들을 경구 약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예후가 현격하게 좋아진다는 점을 체계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