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에이지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암 투병 끝 숨져
세계적인 명작으로 꼽히는 '마지막 황제'와 '남한산성'의 음악을 작곡해 널리알려진 '뉴에이지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3월 28일 별세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4월 2일 보도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2014년 인후암을 진단받았고, 2020년 6월에는 직장암을 선고받고 투병 생활을 해오던 중 71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암이 악화되어 시한부 상태에서 진행되는 연주를 편집해 송출하는 '류이치 사카모토 : 플레잉 더 피아노 2022'라는 이름의 마지막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난 사카모토 류이치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으며, 도쿄예술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1978년 'Thousand Knives'로 솔로 데뷔한 그는 같은 해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와 함께 3인조 그룹 'Yellow Magic Orchestra'를 결성, 일본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 영화음악 작곡에 뛰어든 사카모토 류이치는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 음악으로 미국 아카데미 음악 작곡상, 그래미상 등을 수상했다. 2017년 한국 영화 '남한산성'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그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음악적 활동 외 지난달 별세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와 함께 원전 재가동 반대에 나서는 등 환경과 평화 운동에도 목소리를 냈다. 또 2015년 아베 정권이 자위대 국외파병의 길을 열기 위한 안보법안을 처리하려고 하자 반대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기도 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스타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 도쿄에서 사카모토와 비공개 만남을 가지기도 한 방탄소년단(BTS) 슈가는 자신의 SNS에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카모토는 일본 문예지 '신초'에 실은 암 투병 에세이에서 슈가를 "음악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겸손하고 멋진 청년"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배우 김혜수와 소이, NCT 태용도 SNS에 고인의 사진 등을 게재하며 사카모토 류이치의 명복을 빌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2011년 그와 방송을 한 바 있는 가수 배철수는 "동년배의 죽음은 느낌이 조금 다르다. 그의 전기를 읽고 성장기의 문화환경이 많이 부러웠는데… 배캠친구 ‘사카모토 류이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어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