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이전 폐렴 앓았다면, 성인 돼 조기사망 위험"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 논문
2세 이전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어른이 돼 각종 호흡기 질병으로 숨질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팀은 1946년 출생한 참가자를 모집한 영국 코호트(The National Survey of Health and Development)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들의 건강 및 사망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7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연구 참가자 3589명 가운데 약 25%(913명)는 2세 이전에 폐렴·기관지염 등 하부호흡기감염증(하기도감염, LRTI)을 앓았다. 또 약 19%(674명)가 2019년 말까지 73세 이전에 숨졌다. 이들 조기 사망자 가운데 약 8%(52명)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으로 숨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부호흡기감염증을 2세 이전에 앓은 사람이 훗날 호흡기 질환으로 일찍 숨질 확률은 2.1%였다. 또 하부호흡기감염증을 2세 이전에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훗날 호흡기 질환으로 일찍 숨질 확률은 1.1%에 그쳤다. 어릴 때 하부호흡기감염증을 앓은 사람은 26~73세에 호흡기병으로 일찍 숨질 확률이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제1저자인 제임스 알린슨 박사는 “이는 사회경제적 요인 및 흡연 여부와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2세 이전의 하부호흡기감염증은 각종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을 뿐 암·심장병 등 다른 병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2세 이전의 하부호흡기감염증은 1972~2019년 잉글랜드·웨일즈 전역의 사망자 17만9188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중 호흡기 질환으로 일찍 숨진 전체(87만8951명)의 약 5분의 1이다. 약 80년에 걸친 이번 연구는 호흡기 질환의 어린이 감염과 조기 사망에 관한 최초의 평생 관찰연구에 해당한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90만명(2017년 기준)이 COPD 등 호흡기 질환으로 숨진다. 이는 총 사망자 가운데 약 7%다. 그만큼 만성 호흡기병이 중요한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성인 사망이 주로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에는 오류가 있다. 어린이의 하부호흡기감염증 예방 및 건강 개선을 위해선 호흡기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