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투병 펠레, 사랑의 메시지 남기고 떠났다
축구황제 펠레가 세상을 떠났다.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종양 제거수술 후 화학치료를 받는 중 심부전증과 부종, 정신착란 등 많은 합병증을 겪으며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던 펠레가 항암투병 끝에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82세.
현지시간으로 29일, 월드컵의 열기와 흥분이 채 식지 않은 2022년이 끝나가는 때, 오래전 월드컵의 신화를 만들어낸 영웅이 떠났다. 펠레의 딸 케릴 나시멘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편히 잠드세요"라는 애도 메시지와 함께 아버지 펠레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펠레의 인스타그램에도 고인이 생전 환하게 웃는 사진과,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게재됐다.
“오늘 세상을 떠난 왕,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있었다. 그의 여정을 통해, 에드송(펠레 본명)은 스포츠의 천재성으로 세상을 매혹시켰고, 전쟁을 멈추게 했으며, 전 세계에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우리의 모든 문제를 치료해줄 치료법인 사랑을 전파했다.”
그리고 그의 인스타그램 부고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오늘 그의 메시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 된다. 사랑하라, 사랑하라, 영원히 사랑하라.”
펠레는 지난해 9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종양 제거 수술 후 화학 치료를 받으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그러다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그리고 정신 착란 등 합병증이 찾아왔다. 11월 29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에 재입원해 월드컵 관전도, 크리스마스도 병상에서 보낸 펠레는, 코로나19에 따른 호흡기 증상도 치료도 병행해야 했다.
이 무렵 항암 치료를 포기하고 완화 치료로 전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완화 치료는 심각한 말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위한 고통 완화 단계다. 병원측과 가족은 펠레의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밝혔지만, 12월 21일 "펠레의 암이 더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의료진의 성명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펠레의 딸 켈리 나시멘투는 앞서 자매인 플라비아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와 함께 아버지의 병실을 지키는 사진을 공개했다. 펠레를 끌어안은 켈리는 "우리는 믿음으로 이 싸움을 계속한다. 함께 하룻밤을 더"라며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가족의 사랑 가득한 보살핌 속에서 펠레는 끝내 눈을 감았다.
펠레는 축구의 세계에서 말 그대로 '왕'이었다. 환상적인 실력을 뽐내던 펠레는 브라질을 세 차례나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만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1958 스웨덴월드컵에서 6골을 폭발시키 브라질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도 두 골을 터뜨렸다. 1962 칠레월드컵과 1970 멕시코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