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운동하고 싶나 했더니... 장내 미생물이 시킨다고?

2022-12-18     최윤호 기자
한겨울 다들 꼼짝하기 싫어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좋다고 나가 달리기를 한다. 국제공동연구팀이 최근 장내 미생물군이 뇌를 자극해 운동하고 싶어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 unsplash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운동을 더욱 하지 않게 되는 겨울, 달리기를 좋아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왜 기꺼이 운동을 하는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의외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내 미생물이 우리에게 운동하라고 시킨다는 것.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펜실베니아 주립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 등을 중심으로 한 15개 연구기관 공동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장-뇌 경로에 영향을 미쳐 운동 동기를 만들어 낸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최근 실렸다. 

생쥐 실험을 통해 장내 미생물군을 조정하면 운동 욕구를 더 많이 생기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린 'Nature'.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은 건강한 생리학에 광범위한 유익한 효과를 발휘하지만 신체 활동에 참여하려는 개인의 동기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상태. 경쟁적 운동과 레크리에이션 운동 모두에 대한 참여를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는 신경 화학적 변화에 의해 유발되는 장기적인 신체 활동에서 파생되는 동기 부여가 되는 즐거움이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운동 동기를 촉발시키는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장내 미생물 의존성 엔도카나비노이드 대사산물이 TRPV-1 유발 감각뉴런을 자극해 운동 중에 복부 선조체에서 도파민 수치를 상승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일반적인 용어로 풀어 말하면 장내 미생물이 운동할 때 뇌를 자극해 즐거움을 더 많이 느끼게 만들어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번에 확인된 장-뇌 연결망을 자극하면 생쥐가 계속 운동을 하고 싶어하고 운동 성과도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높다는 것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뇌를 자극해 운동을 통한 쾌락을 더 많이 느끼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며 “운동 성과의 개인별 차이는 물론 운동에 대한 동기 자극도 장내 미생물을 조절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