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 항호르몬제 복용, 우울증 위험 없다"

서울성모병원 윤창익 교수팀, 1만7000명 연구 논문 게재

2022-12-13     최윤호 기자
유방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먹으면 우울증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왔으나, 최근 한 연구에서 우울증과 관련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 unsplash

여성에게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인 유방암 환자가 암 재발을 줄이는 항호르몬제를 복용해도 우울증 위험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우울증 위험 때문에 복용을 꺼려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유방암 대다수(70~80%)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는 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복용하는데, 이전 연구들에서 항호르몬을 먹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국내 여성 유방암 수술 환자를 조사한 결과, 약 복용에 따른 우울증 진단, 약 처방, 자살 건수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윤창익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이용해 유방암 수술 환자에서 항호르몬 치료에 따른 우울증 발생 및 자살 위험에 대한 평가를 14년간 연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코로지(Frontiers in Oncology)’에 최근 실렸다. 

유방암 수술환자의 항호르몬 치료를 추적 연구한 결과가 실린 'Frontiers in Oncology'.

항호르몬제와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항호르몬제를 복용한 환자 1만1109명과 복용하지 않은 환자 6615명을 변수 보정 전후로 나눠 연구한 결과, 우울증 진단 및 자살 위험 모두 복용 유무에 따른 우울증 발생 위험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윤창익 교수는 “유방암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 항호르몬제 복용은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연구의 의의”라고 말했다. 

유방암은 여성에 발생하는 암의 20.6%를 차지한다. 매년 2만~3만 명 정도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전체 신규 여성 암환자 12만538명(2019년 기준) 가운데 2만4820명이 유방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