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암환자의 완치 꿈 이뤄줄까?
면역세포 도와 암을 없애는 획기적 항암제
이제 암 치료의 대세는 면역 항암제다. 2015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김한길 전 국회의원이 면역항암제로 암을 완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보통 항암 치료에 주로 쓰이는 화학 항암제와 표적항암제는 암(癌)을 완전히 없애지 못할 뿐 아니라 암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정상 세포도 공격하기 때문에 구토, 설사, 탈모, 소화불량, 백혈구 감소 등 수많은 부작용을 낫는다. 암을 죽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암이 악화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에 비해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에 존재하는 면역세포(NK세포,T세포 등)가 암 세포에 속지 않고, 자체 능력을 활성화해서 암을 공격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정상 세포는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도 덜하다.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 항암제의 역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면역 항암제가 어떻게 암을 치료하는지 세세히 밝혀진 것은 2018년이다. 그 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인 미국 MD앤더슨암센터의 제임스 앨리슨(James P Allison) 박사와 일본 교토대의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세포에 단백질을 뿌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앨리슨 박사와 혼조 명예교수에 따르면, 면역세포는 PD-1이나 CTLA-4 같은 스위치를 켜서 암세포를 식별하고 죽이는데, 영악한 암세포는 면역세포에 단백질을 뿌려서 이 스위치를 무력화시킨다. 이를 ‘면역 관문’이라고 부른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스위치를 무력화시키지 못하도록 작용해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죽이는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그 이유로 면역항암제를 면역관문억제제로 부르기도 한다.
2010년 악성 흑색종에 효과를 보인 이필리무맙(상표명 여보이), 2012년 출시돼 악성흑색종 외에도 폐암 치료에 쓰이기 시작한 니볼루맙(상표명 옵디보), 펨브롤리주맙(상표명 키트루다)이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다.
이렇게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암환우들에게 면역항암제는 ‘그림의 떡’이다. 약값이 워낙 비싼데다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치료가 허가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비소세포폐암(1,2차 치료), 요로상피암(1,2차 치료), 흑색종(1,2차 치료), 두경부암(2차 치료), 신세포암(2차치료), 호지킨 림프종(2차 치료), 위암(3차 치료)의 경우에만 면역항암제 처방을 허가하고 있다.
그나마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덜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경우는 더 엄격해서 폐암 2차 치료제, 흑색종 1차 치료제, 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쓸 경우에만 보험 적용(환자 부담 5%)을 받는다. 그 외의 경우에는 연간 수천만원~1억원에 이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