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로 암치료? SNS의 암 대체치료법, 3분의1이 무검증"

2022-11-28     최윤호 기자
개 구충제가 암에 효능이 있다는 이야기가 유튜브에 퍼져 나간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우리 주변의 암 정보의 부정확함에 경종을 울린 연구논문이 실린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국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개 구충제 해프닝.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되고 약국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신뢰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결론이 났다.

'개 구충제 사건'을 구체적으로 추적한 결과,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암과 관련한 보완대체요법 콘텐츠의 3분의 1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잘못된 정보 중 76.9%는 유해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허위 정보를 걸러낼 보건당국의 감시시스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정혜 교수

세종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권정혜 교수팀의 이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잘못된 암 정보의 사회적 메커니즘 이해 유튜브 확산과 교훈: 정보병학 연구' 논문이 모바일 헬스 분야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표적 소셜 미디어인 유튜브의 잘못된 암 관련 정보의 확산 구조 파악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암 대체 치료제로 논란을 빚은 개 구충제 '펜벤다졸' 자가처방 유튜브 동영상 702개(227개 채널)를 선별했다. 이후 2019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간 업로드된 조회수 5만회 이상의 동영상 90개(중복추천 제외)를 추출했다. 

검색 및 추천 동영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펜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하는 유망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처럼 자가투여 동영상이 지속해서 업로드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적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 펜벤다졸의 추천 콘텐츠 네트워크는 암 대체 치료제로서의 펜벤다졸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을 높이는 잘못된 인프라로 작용하는 사실도 확인했다. 환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건강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이를 토대로 치료 결정을 내리고 제공자-환자 상호작용을 변경하는 데 있어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현상도 찾아냈다. 

펜벤다졸 효능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근거가 없지만 환자들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의 동영상 영향으로 적절한 치료 지연 및 현재 처방된 치료 거부 등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실정이다. 

권정혜 교수는 "이제껏 소셜 미디어에서 암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감시하는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의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며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캠페인 또는 환자나 보호자 등의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유튜브를 통해 개 구충제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구명하고, 유튜브의 추천 로직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를 구명하기 위해 연구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