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광범위 절제 환자 생존율 가장 낮아"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수술 전 임상정보 분석으로 맞춤 수술해야"

2022-11-14     이보람 기자

폐암이 진단되면 암 병기나 침윤 정도에 상관없이 광범위한 절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술방법이다. 그래야만 전이를 막을 수 있기 때문. 그런데 최근 국내 의료진이 환자 수술 전 임상정보 분석에 따라 절제 범위를 달리하는 것이 환자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폐암 환자의 수술 전 임상정보 분석을 통해 환자 수술 범위를 정하는 '정밀 맞춤의료'가 환자 생존율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이정희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조주희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이진 박사과정생, 존스홉킨스대학 홍연수 박사 공동 연구팀은 최근 수술 전 임상정보를 분석해 환자 맞춤형으로 림프절 절제 범위를 정할 수 있고,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그동안 폐암은 암 병기나 침윤 정도와 상관없이 암을 포함해 주변 정상조직과 림프절까지 모두 잘라내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번 연구로 폐암수술의 표준을 바꾸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 사이 폐암수술을 받은 임상병기 1기부터 3기 사이 환자 5117명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최소 절제 환자 중 주변 림프절을 모두 보존한 경우가 90%로 가장 높았다. 결절과 림프절 일부를 제거한 경우는 83%로 뒤를 이었다. 림프절을 남기지 않고 광범위하게 절제한 환자는 80%로 가장 낮았다.

무진행 5년 생존율 역시 마찬가지로 림프절을 보존한 최소 절제 환자가 86%로 가장 높고, 일부 절제 환자 74%, 광범위 절제 환자 70% 순이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임상 병기 1기에 해당하는 조기 폐암이거나, 암의 악성도가 낮은 폐 선암 조직형(간유리음영결절)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최소 절제한 환자들은 주로 폐암의 악성도가 낮고, 전이 위험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수술 전 평가에서 이러한 환자라면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는 편이 합병증 위험은 줄이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폐암학회 공식 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 20.12)’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