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수술 후 달라진 시선...평온과 충만이 찾아왔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이 '나를 찾는 시간'에서 전하는 메시지

2022-10-14     홍헌표 기자

‘나를 찾는 시간’의 저자인 유창선 박사는 시사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그의 글과 소소한 일상을 매일 접하다 보니 아주 친숙한 사이로 착각하곤 한다. 시사 평론가로서의 그의 관점에 대해 많은 부분 동의하는 편인데, 이번에 낸 책을 읽으며 꽤 많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그의 책 ‘나를 찾는 시간’을 관통하는 사건은 뇌종양 발병이다. 갑작스러운 뇌종양 진단과 치료, 그리고 재활의 시간을 거치며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는 그의 얘기를 읽으며 대장암을 계기로 삶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 내 얘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삶은 수술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3년 4개월 전 갑작스럽게 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투병의 시간을 견뎠다. 그런데 그 뒤로 세상과 내 자신을 보는 시선이 크게 달라졌음을 느낀다.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해온 방송 활동은 그만두게 되었다. 이곳 저곳 오가는 세상 일 들로부터 거리를 두니 자연스럽게 동네 아저씨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가져다 준 것은 세상과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시선에서 생겨나는 마음의 평온함과 충만함이었다.”

이 한 단락에 유 박사가 전하려는 메시지의 핵심이 들어 있지 않나 싶다. 암은 아니었지만 종양이 고약한 곳에 자리를 잡는 바람에 생사의 갈림길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고, 수술 뒤 재활의 과정 또한 험난했으며 지금도 육체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의 페이스북에서 제주도를 걷고 달리기를 한다는 내용을 읽을 때마다 응원하게 되는 것은 동병상련의 심정 때문이리라.

유창선 박사의 책을 읽고 떠오른 단어는 회복 탄력성이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투병과 재활을 하던 시간에도 불안과 낙담의 정서가 아닌 긍정의 정서가 내 곁에 있음을 느끼곤 했다”는 대목, 입원 중 노트북에 한 글자 한 글자 입력한 글을 모아 책을 냈다는 대목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회복탄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정치, 사회 현안에 대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날카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필자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쿨 하다 못해 차갑다. 그런데 이 책 ‘나를 찾는 시간’을 읽으며 그 안에 삶을 바라보는 여백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에 올리는 유 박사의 소소한 일상과 사진을 볼 때마다 마음이 훈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