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만에 암치료 끝...내년 3월부터 국내서 중입자치료
신촌세브란스병원, 국내 처음으로 중입자치료기 도입
내년이면 암환자들이 국내에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연세의료원은 1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내 중입자치료센터를 준공해 이르면 내년 3월말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입자 치료기를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연세의료원이 처음이다.
신촌세브란스병원 1만3000㎡ 부지에 지하5층·지상2층 규모로 조성된 중입자 치료센터에는 현재 중입자치료기 3대(고정형 1대·회전형 2대)가 설치된 상태다. 연세의료원은 시험 가동 등을 거쳐 2023년 3월말 고정형부터 순차적으로 암치료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상 가동이 가능해지면 하루 약 5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나뉜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쏴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을 뜻한다. 중입자 치료는 말 그대로 ‘무거운 입자’인 탄소로 하는 치료다.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 70%까지 빠르게 돌려서 생긴 에너지를 암세포에 쏘아서 파괴한다.
현존 최고 암치료 기술로 평가받는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가속기 안에 넣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암세포에 조사(助射)하는 원리다. 현재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X선·양성자 치료에 비해 암세포만 더 정밀하게, 더 강도 높게 타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중입자 치료는 횟수는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면서 동시에 암세포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은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 부작용·후유증이 적다. 치료 후 바로 귀가도 가능하다고 한다. 수술로 제거하기 어려운 부위이거나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 치료에도 효과가 기대된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중입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전 세계 10여곳에 불과하다. 일부 국내 암환자들은 해외 원정 치료를 받으며 한 차례 1억~2억 상당의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의료원은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협의를 거쳐 국내 치료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