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정운 가수 사망원인 '간경화', 정식 병명은 '간경변'
간경변과 간염ㆍ간암의 관계
가수 박정운씨가 간경변으로 투병하다 향년 58세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간경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간경변증은 일반인들에게 간경화로 알려진 간 질환이다. 간에 염증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과정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되다가 간세포가 손상되고 상처 부위를 채우는 섬유화가 발생한다. 이 섬유화가 심해지면 간이 굳는데, 이를 간경변증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간경화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공식적인 의료 용어는 간경변증이다. 경화는 딱딱해진다, 굳어진다는 의미인데 주로 혈관이나 신경에 쓰이는 의학 용어이다.
간경변증은 간섬유화 과정을 거쳐 결절이 생기는데, 마치 이 모습이 오렌지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모습을 보이는 특이점이 있기 때문에 간경변증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는다는 게 의료진들의 설명이다. 실제 간경변증이란 말을 처음 사용한 프랑스 의사 르네레낙은 시신 해부를 통해 간이 울퉁불퉁하고 굳은 모습을 보고 오렌지껍질 같아서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한 간경변(Cirrhosis)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진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이 굳고 울퉁불퉁해져 간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이에 간이 해야하는 단백질 합성이나 해독작용 같은 기능 장애가 유발되고 간내 혈액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간 문맥압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복수가 차거나 간성혼수, 혈소판감소증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사망률도 높아서 매년 7000명 가량이 간경변증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간경변이 지속되면 간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기 간경변으로 진단된 환자의 경우 5년 내에 3~6%, 10년 내에 약 11~15% 정도에서 간암이 발생했다고 보고된다. 간세포가 굳고 파괴되면서 다양한 요인에 의한 면역반응과 발암 기전에 의해 암이 생기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럼 간경변증은 왜 생기는걸까. 가장 큰 원인은 간염이다. 우리나라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다음으로 10~15%는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10~15%는 알코올 과다섭취와 그 외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B형간염과 C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 약물 치료를 통해 간경변이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어야 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이조절 및 운동을 통한 단계적 체중 감량이 간경변을 막는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