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쏭달쏭] 암 환자는 과일 먹으면 안될까?

항산화·비타민 풍부해 먹어야...주스·건과일은 당 함량 높아 주의

2020-04-17     이보람 기자

과일이 당분이 암 증식 촉진? 관련 연구는 아직 없어

암 환자가 먹으면 안되는 과일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암이라는 이유로 섭취하지 말아야 할 과일은 없다.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 중에는 당분이 많은 과일을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암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대학병원 등에서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 영양분 공급을 위해 한 가지 이상의 과일을 하루 1~2회 섭취할 것을 권한다.

암 환자들이 모이는 암 커뮤니티에는 과일 섭취를 두고 걱정하는 글들이 많다. 왜 암 환자들은 과일 섭취에 신경을 쓰는걸까. 아마도 단 음식을 먹으면 암 세포 증식과 전이 등이 유발된다는 여러 연구 때문으로 추정된다. 과일 자체가 암을 유발하거나, 암 세포 증식을 촉진한다는 결론을 명확히 제시한 연구는 없다. 다만 최근 기능의학적 관점에서 당과 암의 관계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있기는 하다.

암 환자가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과일은 없다. 다만 암 수술 직후에는 소화기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과일은 피하는 게 좋다. /픽사베이

고대구로병원 영양팀 오슬기 영양사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암 예방을 위해서는 과일 속 항산화 물질이나 비타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암 환자들도 과일 섭취를 제한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챙겨 먹는 것이 더 많은 건강상에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과일은 과일 자체로 섭취해야 한다. 과일 주스나 건과일 등은 제조 과정 중에 당이나 기타 감미료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하루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당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과일 주스를 먹게 되면, 체내 당 흡수가 더 많아진다.

저작기능 떨어질 땐 과일만 갈아서 먹어야

오슬기 영양사는 "항암 치료를 받거나, 여러 이유로 저작 기능이 어려울 때는 과일만 갈아서 먹는 정도는 괜찮다"면서 "암 환자이면서 당뇨 관리가 필요한 이들은 과일 섭취에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 관리가 필요한 암 환자는 하루 사과 반쪽, 바나나 반개, 배 3분의1만 섭취해야 한다.  과일 속 당이 걱정된다면, 당분 함량이 적은 과일을 선택해서 먹는 방법도 있다. 당분 함량이 적은 과일은 수박과 블루베리, 딸기, 사과 등이다.

암 환자 중에 과일 섭취에 주의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암 수술을 받은 직후거나, 면역 저하가 심할 때이다. 암 수술 직후에는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와 과일을 피하는 게 좋다. 과일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부피감이 크다보니, 소화기에 자극을 줄 수 있어서다. 면역 저하가 심할 때 과일 섭취를 금하는 이유는 감염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서다. 이때는 가열을 통해 세균이 완전히 제거해 섭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