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암 수술 설명, VR로 보면서 듣는다
삼성서울병원, 가상현실 교육 프로그램 운영
"환자분, 이제 제가 화면에 보이는 간에 있는 종양을 제거하겠습니다. 화면을 잘 봐주세요. 환자분 간에 있는 종양도 이런 식으로 제거될 예정입니다."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수술 방법을 의료진의 설명에만 의존해 듣다보니 막연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앞으로 본인의 수술 방법이나 종양 위치 등 설명을 생생하게 보면서 들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센터장 최문석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간세포암 절제술을 진행하는 환자에게 수술 전 ‘VR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VR 교육 프로그램은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에서 수술 부위를 직접 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측은 VR 플랫폼을 마련했다.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해 의사와 환자가 함께 플랫폼에 멀티 접속하면 교육 영상이 방영되며 교육이 시작된다.
교육 영상에서는 환자의 실제 간(肝) MRI를 따라 제작한 '3D 모형'을 볼 수 있다. 의사는 '3D 간 모형'을 실제 절제하듯이 조작하며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묘사한다. 가상현실 속에서 진행돼 환자는 본인 간 속 종양이 절제되는 모습을 다각도로 관찰할 수 있다. 교육 영상에서는 수술 방법 외에도 간의 역할과 간세포암이 생기는 원인부터 개복과 복강경 수술의 차이, 간절제술 중 담낭 절제, 수술 후 합병증 등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만족도도 높다. 교육 진행 후 환자의 수술 이해도를 설문조사를 통해 각 항목당 점수를 매겨 확인했는데, 그 결과 교육 전보다 교육 후 점수가 약 2배 높아졌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간췌담도수술연보(Annals of Hepato-Biliary-Pancreatic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