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암 치료 어렵게 만드는 원인 있다"

고대구로병원 홍진화 교수팀 "특정 유전자가 돌연변이 일으켜"

2022-06-15     이보람 기자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생존율을 낮추고,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특정 유전자에 있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 

고대구로병원은 14일 산부인과 홍진화 교수팀이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불량한 예후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예후를 나쁘게 만드는 원인이 특정 유전자에 있다는 사실을 국내 의료진이 밝혀냈다./게티이미지뱅크

진행성 자궁내막암은 초기 내막암에 비해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다. 5년 생존율은 30~40%에 불과하다. 이에 진행성 자궁내막암이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주로 복강내 전이나 림프절 전이 같은 병리학적인 인자였다. 그런데 홍진화 교수팀이 유전자에서 그 원인을 찾은 것. 

홍 교수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진행한 TCCA(The Cancer Genome Atlas) 프로젝트의 공개된 데이터와 고대구로병원에 내원한 3·4기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데이터를 결합해 유전자 돌연변이의 양상을 분석했다. 고대구로병원 환자 샘플로부터 DNA를 추출하고 143개의 종양 유전자 및 종양 억제 유전자를 포함하는 유전자 패널을 이용해 표적 차세대 DNA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했다. 이 결과를 TCGA 데이터와 결합한 다음 1기와 3·4기 두 그룹으로 나눠 유전자 돌연변이 양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두 그룹에서 돌연변이 빈도가 가장 높은 8개의 유전자 가운데 PPP2R1A와 TP53 유전자 돌연변이 발현이 1기보다 3·4기에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조직학적 유형인 자궁내막성 세포 자궁내막암에서도 PPP2R1A는 3·4기에서 돌연변이 발현율이 높았다.

특히 생존율 분석 결과, PPP2R1A와 TP53 돌연변이가 발현될 경우 생존율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불량한 예후가 PPP2R1A와 TP53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홍진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예후에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진행성 자궁내막암의 표적치료제 개발 등 예방 및 치료 연구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진행성 자궁내막암에서 표적 차세대 시퀀싱과 TCGA 데이터셋을 이용한 유전체적 특징 분석'이란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부인종양학 저널(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5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