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ㆍ약물결합체(ADC), 암치료 효과 높이고 독성 감소
2022 ASCO 발표,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엔허투 치료에 의미있는 반응"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장대영)는 2022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주요 임상 결과를 분석, 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했다.
올해 ASCO에서 큰 주목을 받은 치료제는 단연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다. 항체-약물결합체는 세포독성항암제와 항체를 링커로 연결하여 특정한 표적을 발현하는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약제로, 표적이 발현되는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여 강력한 항암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전신 독성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번 ASCO에서 발표된 유방암 관련 연구결과는 항체-약물결합체가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유전자 저발현 환자에게 의미 있는 지표를 보여줬다. 이전에 세포독성항암제 치료를 받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항체-약물결합체 엔허투(Trastuzumab Deruxtecan)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 ‘‘DESTINY-Breast04’ 연구 결과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엔허투 치료 환자그룹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1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의 5.4개월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연장되었을 뿐 아니라, 질병 및 사망의 위험을 무려 50%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엔허투 치료 환자 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9개월, 화학요법군은 17.5개월로 나타나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 서경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엔허투는 호르몬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도 괄목할 만한 효과를 입증하여 많은 수의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앤허투 외에도 HER3를 발현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시험에서 파트리투맙(Patritumab Deruxtecan)이 의미 있는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주었으며, Trop-2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결합체인 사시투주맙(Sacituzumab Govitecan) 역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항암치료와 비교한 3상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및 반응률의 증가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호지킨 림프종, 담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항체-약물결합체의 효과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치료 경험이 없는 3~4기 고전적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애드세트리스(brentuximab vedotin)에 독소루비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을 병용한 요법(A+AVD)과 표준치료인 독소루비신·블레오마이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ABVD)을 비교한 ‘ECHELON-1’ 연구의 장기 추적관찰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애드세트리스는 전체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2차 암 발생, 임신율 모두 표준치료 대비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그 밖에 담도암에서 엔허투의 효과를 확인한 2상 임상시험인 ‘HERB’ 연구에서도 엔허투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담도암에서 36.4%의 반응률과 7.1개월의 OS를 확인했다. 요로상피암에서도 HER2 항체-약물결합체인 RC48-ADC(disitamab vedotin)이 HER2 과발현군 및 저발현군 모두에서 효과를 보여준 결과도 공개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비뇨기암분과 박인근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항체-약물결합체는 유방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중이고,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항제-약물결합체가 항암치료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