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 배우자와 잘 때 최고, 아이와 잘 때 최악"
혼자 널찍한 침대를 차지하고 잘 때 가장 잘 잔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옆에서 코고는 사람도, 뒤척이는 사람도 없으니, 단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애인 등 성인 파트너와 함께 자는 커플이 가장 수면의 질이 좋고, 아이와 함께 자는 성인이 가장 수면의 질이 나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Healthday)'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이 펜실베이니아주의 성인 직장인 1007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전문수면학회(APSS)’ 학술대회와 지난달 영국 수면연구학회(SRS) 학술지 ‘수면(Sleep)'에 발표됐다.
조사 결과 가장 수면의 질과 만족도가 높은 경우는, 배우자나 애인과 함께 자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혼자 자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잠에 들고 오래 잤다. 또 우울증과 불안감, 스트레스 수준도 모두 낮았다. 수면 무호흡증에 걸릴 위험도 적었다.
수면의 질이 가장 안 좋은 경우는 아이와 같은 침대에서 자는 성인이었다. 이들은 수면 무호흡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았고 불면증이 심했다. 수면에 대한 통제력도 떨어졌다. 혼자 자는 사람은 우울증 지수가 높았고 삶의 만족도가 낮았다.
이 연구의 책임자이며 애리조나대학 '수면과 건강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마이클 그랜드너 교수는 “함께 자는 커플에게 질문하면 대부분 수면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코를 골거나 뒤척임이 많은 사람 옆에서 자더라도 불편함보다는 전체적 효용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안전이나 사회화 등 진화인류학적 원인이 클 것으로 추정했다. 오래전 인류는 불 주변에서 무리 지어 잠을 잤는데 잠잘 때 어른이 옆에 있는 것에서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 그같은 상황이 진화에 반영돼 현대인의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