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강수연 씨 사망원인 뇌출혈은 어떤 질병?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큰 역할을 한 월드스타 강수연 씨가 뇌출혈로 숨졌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강수연 씨는 가족들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에서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인 7일 오후 3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1986년 임권택 감독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고, 1989년 역시 임권택 감독의 영화인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강수연 씨는 ‘고래 사냥 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백상예술대상·춘사영화제·청룡영화상·대종상 여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2001년 14년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여인천하’에서 정난정 역으로 국가적 화제가 되었고, 당시 3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 연기대상을 받았다.
강수연 씨의 사망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뇌출혈(cerebral hemorrhage)은 뇌졸중(腦卒中·stroke)의 일부다. 연간 2만4000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로 꼽힌다. 뇌졸중은 크게 뇌혈관이 막히면서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과 뇌혈관이 터짐으로써 뇌 안에 피가 고여 그 부분의 뇌가 손상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hemorrhagic stroke)로 나뉜다.
뇌졸중의 일종인 뇌출혈은 뇌 혈관이 터져 뇌 속에 피가 고이는 ‘뇌 내 출혈(뇌실질내 출혈·intraparenchymal hemorrhage)’과 동맥 한쪽 벽이 약해져 부풀어 오른 동맥자루가 터지며 뇌를 싸고 있는 거미막(지주막) 아래에 피가 고이는 ‘거미막하 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등이 있다.
뇌 내 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막 아래쪽 뇌 조직에 발생한 출혈로, 환자가 7일 이내 사망할 확률이 30% 정도다. 생존해도 55% 정도가 1년 이내 목숨을 잃고, 20%만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뇌출혈 원인의 30%는 뇌혈관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腦動脈瘤·cerebral aneurysm)' 때문이다. 뇌동맥류는 건강검진 등에서 터지지 않은 상태로 발견될 때가 많다.
뇌동맥류를 방치하면 뇌혈관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면서 터지면 뇌출혈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거미막하(지주막하)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은 1년에 6500명 정도 발생한다. 뇌동맥류 파열에 따른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하면 30일 이내 50% 정도가 사망하며, 생존해도 50% 이상이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다.
한편, 의학박사 방송인 홍혜걸 씨는 강수연씨의 사망원인을 뇌동맥류 파열이라고 추측했다. 홍 씨는 8일 유튜브 채널 '의학채널 비온뒤'에 올린 영상에서 "지금까지 뉴스에서 보도된 위주로 취재한 내용"이라며 "중풍(뇌졸중)으로 생긴 것은 아닐 거라고 본다. 전문가들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 이후에 자주 생기는 질환으로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내탄력층과 중막이 손상, 결손되면서 혈관벽이 부풀어 올라 새로운 혈관 내 공간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