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암세포 에너지도 생산...이를 차단하는 게 대사치료
■ 유명길의 '암 대사 이야기' (6)
앞의 글에서 암세포와 미토콘드리아와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에너지 대사, 대사치료를 통한 세포자멸사(自滅死) 과정을 알아볼텐데요, 그에 앞서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가 생산되는 과정과 미토콘드리아를 통한 세포자멸사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인체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불립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생명유지 활동을 위해 곧바로 소비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몇 초라도 활동을 멈추면 우리는 에너지 부족으로 곧바로 사망합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가 생산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ATP와 ADP(아데노신2인산)의 관계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 그림 참조>
ATP는 아데닌(Adenine)과 리보스(Ribose), 인산(Phosphate) 3개의 결합체인데, 인체 내 화학작용으로 인산(P) 1개가 떨어져 ADP(아데노신2인산)로 바뀌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생산됩니다. 다시 ADP는 우리가 음식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을 원료로 삼아 인산(P) 1개와 결합해 ATP로 바뀝니다. 사람의 경우 하루 1만 회 정도 ATP→ADP→ATP의 순환이 일어나는데, 20g 밖에 되지 않는 ATP만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충분한 에너지가 생긴다고 하니 인체의 효율성은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 몸 세포에서 ATP를 합성하는 공장은 3군데가 있습니다.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에너지 소모를 치료 표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 공장을 잘 이해해야겠지요?
위 그림을 하나의 세포라고 할 때 첫번째 공장은 세포질입니다. 그림에서 Glycolysis(해당작용)이라고 표기된 곳입니다. 두번째 공장은 Citric acid cycle(구연산회로)이라고 표기된 미토콘드리아 내의 크랩스 회로, 세번째 공장은 Oxdative Phosphorylation(산화적 인산화)라고 표기된 미토콘드리아 내의 전자전달계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공장에서 각각 2 ATP가 생성되고, 세 번째 공장에서 26~28 ATP가 생성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공장에서는 기질(효소의 도움을 받아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물질) 수준의 인산화 과정이 일어납니다. <아래 그림 참조> 기질(초록색 공)은 효소(보라색)의 작용으로 인해 인산(P)을 내어 놓는데, 이렇게 분리된 인산이 ADP와 결합해 ATP가 되는 것입니다.
세 번째 공장(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에 존재하고 내막과 외막 사이의 공간입니다. 전자전달계에서 전자가 이동하면 양성자의 기울기가 변하고, 이에 따라 ATP가 생성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NADH, NADPH, FADH2 같은 것들은 모두 활성운반체라고 불리는데, 양성자와 전자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자동차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세포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생산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암의 비정상적인 대사를 이야기할 때 위의 3가지 공장이 계속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대사에 관여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인데, 메트포르민, 2DG, DCA, 독시사이클린 같은 약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 생산을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약화시키고 항산화력을 떨어뜨리고 세포자멸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약인 메트포르민은 위에서 설명한 3번째 에너지 공장인 전자전달계의 작용을 억제해 ATP 생산을 감소시킵니다. 또 대사조절 단백질인 AMPK의 활성과 mTORC1을 억제함으로써 세포 분열을 정지시킵니다. 기타 세포 구성물질(퓨린, 피리미딘)과 체내 항산화제(글루타치온)를 감소시켜 암세포 스트레스를 유도, 사멸에 이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