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선택해 죽이는 암치료제 '후코이단 나노젤'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항암 신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국립암센터 이행성연구부 최용두 박사팀은 광역학 치료에 효과적인 광감각제를 해조류에 들어있는 성분인 후코이단에 결합해 나노 크기의 젤로 합성했다. 광역학치료란 암환자에게 빛에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광감각제를 암 부위에 주입해 빛으로만 암 세포를 파괴하는 암 치료법이다.

광감각제를 탑재한 후코이단 나노젤은 마치 폭탄을 실은 나노 드론처럼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가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하면서 세포 내로 들어간다. 이어 광감각제와 후코이단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광감각제는 형광 신호를 발생시켜 암의 위치와 경계를 바로 식별 가능하게 해준다. 이때 암조직에 빛을 쪼여주면 광감각제들이 반응성 산소를 연쇄적으로 생산해 암세포와 암혈관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인다. 나노젤이 들어가지 않은 정상세포나 혈관은 전혀 손상을 입지 않는다.

또한 연구팀은 후코이단 나노젤이 그 자체로 암세포에 선택적 세포 독성을 띄어 암세포를 죽이고,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 생성을 방해한다는 것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쥐실험 결과, 광역학 치료 3일후 모든 암 조직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혈액검사 및 조직검사 분석 결과, 정상조직에 대한 부작용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후코이단 나노젤이 암의 진단과 치료에 뛰어난 새로운 표적치료 물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양수산생명공학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재료분야 세계적인 권위지인 'Nano-Micro Letters' 2월호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