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에 관심" 윤성근 부장판사, 담도암으로 별세

2022-01-11     최윤호 기자

늘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 앞장선 윤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담도암 투병 끝에 11일 오전 8시 별세했다. 향년 63세. 고인의 투병 소식을 접한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그의 글들을 모아 책을 내며 그의 쾌유를 기원하기도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윤 부장판사는 1982년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구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원장을 역임했다. 윤 부장판사는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전문가회의 대한민국 대표단을 지낸 국제법 전문가로도 알려져있다. 

윤 부장판사가 앓아온 담도암이 발생하는 담도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관이다.  담즙은 간세포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되어 있다가 식사 후 십이지장의 유두부를 통해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담도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담도 내부를 둘러쌓고 있는 담도세포에 만성적인 염증, 간내담도결석, 담석에 의한 간경변증, 경화성 담도염, 간디스토마(간흡충증), 염증성 대장질환, 담도가 선천적으로 확장되어 생긴 담도낭종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담도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황달. 암에 의해서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흐를 수 없게 되고, 막힌 부분보다 위쪽에 있는 담도가 늘어나고 담즙이 가득 차게 되어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결국 혈관 속으로 거꾸로 들어가게 된다. 이 때 담즙 속에 함유된 빌리루빈이라는 색소 때문에 피부와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이 생기게 된다.

담도암의 1차적인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전체 담도암 환자중 절제가 가능한 경우는 40~50% 정도에 불과해 예후가 나쁜 암에 속한다. 

앞서, 윤 부장판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은 그의 담도암 투병 소식을 알고 그의 언론 기고문 등을 담아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초판 1쇄 5000부는 약 2주만에 완판됐으며 후속편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법창에 비친 윤성근의 초상화'도 전자책으로 출간됐다. 

윤 부장판사는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책 인세 중 2000만원을 한국자폐인사랑협회나 북한인권단체인 물망초재단에 기부하며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