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6개월 이하 말기암, 항암치료 대신 호스피스 추천"

국내 의학 전문가들, '현명한 선택' 캠페인 시작

2021-12-10     이보람 기자

기대 여명이 6개월 이하인 말기 암 환자라면 항암치료를 지속하는 것보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를 받는 게 좋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의학한림원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등 17개 의학회 소속 의사들이 최근 ‘현명한 선택’ 리스트를 발표했다. 

말기 암 환자들은 최후까지 항암치료를 받는 것보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 등 시기 적절한 치료를 권고한다는 의학 전문가들의 의견이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명한 선택에는 총 8가지의 의료 지침이 권고되어 있다. 그중 암 환자나 암 환자 보호자에게 해당되는 내용은 '진행성 암 환자 가족에게 적절한 시기에 호스피스 의료를 권유한다'와 '암으로 인한 통증에 진통제를 적절히 사용해서 통증 치료를 한다' 등이다.  

호스피스 의료를 권하는 건 최후까지 항암치료에 매달리지 말라는 의미다. 또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암성 통증으로 고통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조사가 있다. 이에 암성 통증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통증을 줄이는 데 나서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밖에 '현명한 선택'에서 제시된 내용은 ▲CT·MRI 조영제를 사용할 때 금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요실금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무증상 40세 미만 남성은 전립선암 선별검사를 하지 않는다 ▲복잡한 관상동맥 환자는 통합 진료없이 치료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는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다 ▲태아 다운증후군 선별을 위한 검사는 하나만 한다 ▲단순실신 혹은 경련환자에게 뇌CT나 MRI검사를 관행적으로 시행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한편 현명한 선택은 미국 의사단체가 2012년부터 불필요한 진단과 검사, 처치를 줄여서 의료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시작된 캠페인이다. 현재 100만 명 이상의 의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 영국, 일본 등 20여 개 국가로도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등이 나서 ‘적정진료를 위한 현명한 선택 리스트 개발'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