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출현"

보츠와나ㆍ남아공ㆍ홍콩에서 발견된 '누' 변이 바이러스

2021-11-26     최윤호 기자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인 '누'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보도한 영국 매체 'Daily Mail'.

백신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Daily Mail)이 2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영국 보건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에 32종류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누(Nu·B.1.1.529)' 변이바이러스가 아프리카 보츠와나 등에서 출현했다고 최근 보고했다. 돌연변이 탓에 '누' 변이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더 강하고, 백신에 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한다. '누' 변이바이러스의 확산을 처음 확인한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대의 톰 피콕 박사는 이 변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조합을 두고 “끔찍하다.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델타 등의 다른 변이보다 (전파력과 백신 내성 등 측면에서)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누 변이 바이러스(B.1.1.529)의 높은 감염력을 보여주는 그래프. 다른 변종들보다 훨씬 빠르고 활동적인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 Daily Mail

‘누'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11일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처음 확인됐다. 25일 현재까지 파악된 감염자는 보츠와나 3명, 남아프리카공화국 6명, 남아공에서 홍콩으로 입국한 1명으로 모두 10명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의 유전학자인 프랑수아 발루스 교수는 "'누' 변이가 코로나19에 걸린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로부터 생겨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면역이 약한 환자의 체내에서 오래 머물면서 변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누' 변이바이러스가 델타 변이처럼 심각한 확산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데일리메일의 자문에 응한 과학자들은 "'누' 변이바이러스처럼 갖고 있는 단백질 변이 수가 너무 많으면 바이러스가 불안정해지고, 확산하기 전에 소멸할 수도 있다"고 했다.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경우, 너무 감염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이어서 미처 숙주를 확보하지 못하고 소멸한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