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근육' 있는 여성, 동맥경화 위험 낮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 "꾸준한 운동, 동맥 석회화 위험 줄여"
‘질 좋은 근육’이 많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이 최대 66%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질 좋은 근육’은 지방화가 적은 근육을 말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이민정, 김홍규 교수 연구팀은 2012~2013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여성 4000명 중 심혈관 질환과 암 발병 이력 등이 없는 1554명을 대상으로 복부와 관상동맥 CT영상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찾아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공식 학술지인 ‘동맥경화, 혈전증 및 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에 게재됐다.
‘좋은 근육량 지표’는 전체 복부 근육에서 질 좋은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관상동맥 석회화는 심장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내벽에 지방, 콜레스테롤, 칼슘 등이 침착돼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것을 말한다. 심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는 관상동맥에 침착된 칼슘의 양을 수치화한 것으로, 석회화 지수가 100 초과 300 이하인 경우 중증도, 300 초과인 경우 심각 수준의 관상동맥 석회화가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연구결과 좋은 근육량 지표가 가장 낮은 그룹(66.8% 이하)의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도를 기준으로, 근육량 지표가 증가할수록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도가 일관되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질 좋은 근육은 유산소운동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만들 수 있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도 지방이 축적될 수 있는데 이를 ‘근지방증’이라고 한다. 근육의 지방화가 많이 진행될수록 근육의 질은 낮아지고 대사질환 등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 좋은 근육량과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여성만큼 두드러지지 않았다. 좋은 근육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흡연,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 등 심혈관에 해로운 요인들도 많이 갖고 있어 좋은 근육이 주는 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민정 교수는 “이번 연구로 근육의 질 저하가 동맥경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내장 지방 감량뿐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도 함께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근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적절히 병행해 꾸준한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하체 운동과 복부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의 강도와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과도한 운동을 했을 때 부상 등의 위험이 있어, 자신에게 맞는 강도의 운동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과 함께 양질의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