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급여 폐지, 암 환자 치료 그만하라는 의미"

신포괄수가제 개편 소식에 시름 깊어진 암 환자들

2021-10-29     이보람 기자

면역항암제 등 일부 항암제와 희귀의약품 등에 적용돼 환자 본인의 치료비 부담을 줄여주던 신포괄수가제가 내년에 폐지된다는 소식에 암 환자들은 "청천벽력 같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면서 암 환우 카페나 블로그에 항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신포괄수가제 폐지 반대 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아이디 최000 씨는 유방암 환자 카페에 "표적항암제 14회 중 오늘 7회차 받으러 갔는데 내년부터 신포괄수가제가 없어진다고 알고 있으라는 안내를 받았네요"라며 "설마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정말 큰일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많은 암 환우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특히 앞으로 암 진단을 받는 이들에게도 큰일"이라며 폐지를 꼭 막아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가 신장암 투병 중이라고 밝힌 아이디 하0000 씨는 "그동안 신포괄수가제로 항암약품을 지원받아서 아버지가 다행히 치료를 잘 받고 있었다"면서 "며칠 전 의사에게 이 제도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이제 약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치료를 잘 받고 있는 아버지가 약을 바꿔야 한다는 것은 너무 무섭고 어려운 일이라 청천벽력 같다"고 밝혔다.

간암 환자들이 모이는 한 카페의 회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했다"며 "암 환자에게 목숨이 걸린 신포괄수가제 폐지 결정이 철회되도록 힘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하며 "많은 암 환우들이 항의, 철회 요구에 함께 해주길 당부한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암 환자와 보호자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항의 방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포괄수가제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암 환우 카페 뿐만 아니라 지역 맘카페와 아파트 입주민 모임 등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언제든 암 환자가 될 수 있기에 함께 힘을 합치고자 한다"며 "폐지 반대에 동참한다"고 응했다.  

한편 10월 28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신포괄수가제 항암약품 급여 폐지에 대한 반대 청원'에는 4만 2022명이 동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