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안 떨어지려면 몇 시간 자야 할까?
美 연구팀 "적정 수면시간 5.5~7.5시간"
하루에 5.5~7.5시간을 자면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신경과 데이비드 홀츠먼 박사팀은 노인 100명(평균연령 75세)을 대상으로 평균 4.5년에 걸쳐 진행한 수면시간과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를 통해 적정 수면시간은 5.5~7.5시간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100명 중 88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이었고 11명은 아주 경미한 인지장애, 1명은 가벼운 인지장애가 있었다. 연구팀은 수면 중 뇌파 활동을 측정하기 위해 이들에게 4~6일 동안 잠잘 때 미니 뇌파(EEG) 모니터를 착용하고 자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매년 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또 연구팀은 노인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ApoE4)를 가졌는지를 검사하는 한편, 뇌척수액 샘플도 채취해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뇌 신경 세포의 특이 단백질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수면시간이 5.5시간 미만이거나 7.5시간 이상인 노인은 인지기능 검사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시간이 5.5~7.5 시간인 노인은 인지기능이 안정을 유지했다. 또 미니 뇌파(EEG)로 측정된 수면시간으로 치면 4.5시간 이하와 6.5시간 이상일 때 인지기능 점수가 떨어졌다.
다만 EEG로 측정된 수면시간의 경우, 본인이 밝힌 수면시간보다 1시간가량 짧은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환산하면 5.5시간 이하와 7.5시간 이상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수면과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령과 성별, 치매 관련 단백질 수치, ApoE4 변이 유전자 등 다른 위험 요인들을 고려했어도 U 곡선을 보이는 수면시간-인지기능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인지기능이 장기간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적정 수면시간이 단시간과 장시간 사이의 중간 범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그러나 각자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 자고 일어났을 때 충분히 쉬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은 현재의 수면 습관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발행하는 '뇌'(Brai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