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물질, 황반변성 위험성 크게 높여"

대기오염 물질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황반변성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가 변형돼 시력 장애(시력 저하, 사물이 찌그러져 보임, 직선이 휘어져 보임)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안과 김동현 교수, 예방의학교실 주민재 박사팀이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활용, 40세 이상 중장년 1만511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이며, 이 내용은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연구회보(Environmental Research)’ 8월호에 게재됐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황반변성 발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 흡입으로 혈액 내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해 황반변성 위험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세먼지(PM10)에 50ug/m3(우리나라 대기환경기준) 이상 노출(검진 전 2~5년간)된 그룹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그룹보다 황반변성 위험이 1.4배 높았다. 이산화질소(NO2)의 경우 30ppb(우리나라 대기환경기준) 이상 노출(검진 전 5년간)된 그룹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그룹보다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1.3배 높았다. 또한 일산화탄소(CO) 역시 500ppb 이상인 노출(검진 전 5년간)된 그룹은 그보다 낮은 농도에 노출된 그룹보다 1.5배 황반변성 위험성이 높았다.

김동현 교수는 “인구 노령화에 따라 황반변성의 발병률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황반변성의 위험요소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윤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생활환경에서 노출되는 대기오염 수준으로도 충분히 황반변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황반변성 등 안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대기오염 수준을 더욱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