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포토] 설악단풍,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든다
2021-10-10 최윤호 기자
설악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해, 한 여름을 뜨겁게 나고,
이제 차갑게 바뀌어가는 계절,
그 정점에는 단풍이 있습니다.
비 내리는 설악산, 오색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났습니다.
아직은 아쉽게 여름을 붙잡고 있어, 다 붉지 않은 나뭇잎들.
만산홍엽. 온통 붉은 천지가 되려면 한참 남았네요.
세상사람들은 단풍철이라고 들떠있지만,
정작 저 큰 산은 묵묵히 천천히 물처럼 흐를 뿐입니다.
요 며칠 내린 비로 콸콸 불어난 물처럼.
기암괴석은 설악산의 자랑이죠.
바위가 많고 물이 많은 산, 특히 물이 좋은 오색계곡.
물과 어우러러져 있는 산의 아름다움은 생명을 품고 있어 더욱 그렇죠.
가을 산의 이야기는 이렇게 살고 지고, 다시 태어나는 생명을 담고 있어요.
단풍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시작입니다 .
약수가 맛있는 오색 초입 성국사 담쟁이덩굴엔 단풍이 한창.
시인 영랑의 '오매 단풍 들것네'가 입에 맴돌지만,
가는 비 뿌리던 날, 정작 입밖으로 터져 나온 것은
시인 미당의 '푸르른 날'.
가객 송창식의 절창이 멋진 '푸르른 날'이었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