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최근 10년간 소아 생체 간이식 99% 생존율"
국내 10년 누적 생존율 85%보다 훨씬 높아
#생후 6개월 된 지수(가명, 여야)는 생후 2개월 당시 한 병원에서 담도 폐쇄증 진단 후 막힌 담도를 제거하고 간문부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황달 등 지수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간경변이 진행되면서 간부전으로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지수를 살릴 방법이 간이식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는 긴밀한 협진을 통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간이식 수술 후 복수가 없어지고 빌리루빈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딸을 위해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했던 아빠도 빠른 속도로 회복했고, 건강을 되찾은 지수도 최근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같은 수술 사례를 공개하며 99%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소아 간이식 수술 현황을 공개했다.
소아에게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담도폐쇄와 급성 간부전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간이식이다. 특히 간경변으로 진행된 상태에서는 간이식이 유일한 방법이다. 소아 간이식은 수술이 까다롭고, 수술 부위가 상대적으로 작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간이식 직후에는 소아 중환자실에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관리가 뒷받침되어야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이 최근 10년 동안 시행한 총 93건의 소아 생체 간이식 수술 경과를 분석한 결과, 생존율이 99%로 확인됐다고 서울아산병원이 7일 밝혔다. 악성 간세포암 발병에 의한 사망 1건을 제외하고 모두 생존했다. 이는 국내 소아 생체 간이식 10년 누적 생존율 평균(약 85%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을 받은 총 287명의 10년 기간별 생존율을 살펴보면 1994~2002년(81건) 80%, 2003~2011년(113건) 92%, 2012~2021년(93건) 99%로 나타났다.
생체 간이식 시행 원인으로는 담도폐쇄증(52%)이 가장 많았고, 급성간부전(26%), 기타 간질환(11%)이 뒤를 이었다. 수혜자와 기증자 사이의 혈액형 조합은 대부분 적합했고, 11명(4%)에서 ABO혈액형 부적합 이식을 받았다.
기증자는 부모가 약 90%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형제자매가 8%로 나타났다. 기증자 사망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국내 소아 생체 간이식은 1994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 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이후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은 ABO혈액형 부적합 생체 간이식 및 2대1 생체 간이식 등 국내외 소아 간이식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서울아산병원 김경모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술 전후 소아과와 소아외과의 긴밀한 협진, 환자 맞춤형 관리와 간이식 수술기법 선택이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 99%를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며 "서울아산병원 소아간이식팀의 고도화된 협진 시스템은 소아 간이식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성적을 내고 있는 미국 신시네티 어린이병원과 영국의 킹스칼리지병원 등에서 적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국내 타센터에도 보급되어 소아 생체 간이식 생존율 100% 시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간이식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간이식학회지 'Liver Transplantation(간 이식)'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