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좋아하는 식품은 장(腸)과 혈관도 좋아한다

■ 상형철의 음식치유 코드

2021-09-09     상형철 병원장, 정리=홍헌표 기자

세포는 영리하다. 오래 전 원시 단세포 생물이었을 때에는 생존을 위해 여럿이 뭉치는 방법을 생각해냈고, 하나가 된 뒤에는 당쇄를 통해 끊임없이 교신을 주고받으며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시키고 있다.

또한 체내의 NK세포는 아군과 적군을 선별하는 능력이 있어서 변형세포와 세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정상적인 세포는 ‘MHC 클래스1’이라고 하는 표시를 달고 있어 절대 공격하지 않지만, 이러한 표시가 없는 암세포나 모양이 찌그러져 있는 감염세포를 만나면 살균 과립을 살포해 즉각적인 공격태세에 돌입한다.

채소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항산화 성분이 많기 때문에 세포가 좋아하는 식품이다./게티이미지뱅크

혈액 흐름을 좋게 만드는 식품

세포는 자신을 증식하고 암세포를 무찌르기 위해 스스로 건강하고자 한다. 그래서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는데 세포가 가장 좋아하는 식품은 혈액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것들이다. 혈액의 흐름이 좋아야 산소와 영양물질을 신속하게, 또한 많은 양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의 흐름은 상당 부분 혈관의 상태와 관련이 깊다. 혈관이 넓고 깨끗하고 탄력적일 때는 피도 잘 통한다. 건강한 사람은 혈압 수치가 정상이고 혈관에 이물질이 많이 끼어 있으면 혈압도 높다. 이러한 이유로 세포는 혈관 벽에 이물질을 남기지 않으면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식품을 좋아한다. 혈관을 튼튼하게 만드는 식품으로는 식물성 지방인 견과류가 있다. 견과류에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나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고 혈관을 부드럽게 만드는 기능이 있다.

혈액의 흐름을 나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원인은 연전(連錢) 현상이다. 혈장이 고단백 상태가 되거나, 산패된 기름이 혈관 안으로 끼어들면 이것이 접착제 구실을 하여 적혈구를 동전 쌓듯이 붙여 버린다. 진득한 혈액은 모세혈관과 같은 좁은 통로를 지날 수가 없는데, 이로 인해 신체의 끝 부위부터 노화가 찾아온다. 노안, 탈모, 무좀 등이 대표적인 초기 노화현상이다. 모든 과일과 생채소에는 혈액 내의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고 적혈구의 모양을 복원시키는 성분이 들어 있어 세포가 좋아하는 식품이다.

견과류는 좋은 콜레스테롤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관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게티이미지뱅크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드는 식품

세포가 좋아하는 두번째 음식은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드는 식품이다. 장 속의 환경이 좋아져야 장내 미생물이 다량으로 증식된다. 장에는 100조 마리나 되는 미생물이 살고 있어 비타민과 효소를 생산하는 일을 한다. 미생물이 만들어 내는 효소는 체외효소로 분류되는데, 인체가 생산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여온 것이라는 의미이다.

인체는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에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데, 외부에서 들여온 용병이 이 일을 대신해주니 인체의 일꾼이라 할 수 있는 체내 효소는 한결 여유가 있다. 대사계 영역인 해독, 항염, 항균 등의 업무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는 것이다. 대사 효소가 활발히 움직이는 한 대사 질환은 안심해도 좋다.

또한 미생물은 장내 부패를 방지하는 매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장내 부패란 장 속의 내용물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썩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다량의 가스가 발생하는데 이 때 배출되는 방귀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난다. 장내 부패가 심할 경우 ‘장누수증후군’으로 이어지게 된다.

장누수란 장벽이 뚫리는 현상을 말하며, 이물질이 체액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체액이 오염되면 면역계가 교란되어 각종 면역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많이 든 과일류(사과, 포도, 귤 등), 통곡물(현미, 오트밀 등), 콩류,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등)와 각종 채소(당근, 양상추, 브로콜리, 부추 등)를 수시로 먹어야 한다. 특히 콩류를 발효시킨 청국장, 낫토 등은 장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식품이므로 세포를 위해 열심히 먹어야 한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식품

세포가 좋아하는 세번째 식품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식품이다. 호흡을 통해 인체로 들어온 산소는 에너지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하지만 산소의 일부는 산화되어 생체조직을 공격하는 등 세포를 손상시키는 작용을 한다. 활성산소는 암의 원인이므로 세포 입장에서는 매우 싫을 수밖에 없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식품을 항산화 식품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순무, 브로콜리, 양배추, 갓, 겨자, 상추, 고추, 파프리카, 토마토, 마늘, 부추 등을 들 수 있다. 대체로 색과 향이 짙은 채소 가운데 항산화 능력이 뛰어난 것이 많다.

이들 식품의 공통점은 살아 있는 식품이라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단순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효소가 살아 있는 식품이 진짜 살아 있는 식품이다. 여러 번 반복해 이야기하지만 과일, 발효식품, 채소를 많이 먹어야 음식 효소를 섭취할 수 있다. 효소는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장내 환경을 좋게 만들며,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를 튼튼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다.